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5.5대 1이다. 지난해 평균(19.7대 1)보다 하락했다. 특히 서울은 올 1월 34.4대 1로 지난해 평균 164.1대 1에서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경기도도 10.94대 1을 기록, 지난해 평균(28.65대1)과 비교하면 대폭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 인천의 경쟁률(45.76 대 1)은 지난해(20.26 대 1)와 비교해서도 높았다. 다만 미계약이 나오거나 청약 가점이 크게 하락하는 등 청약시장 분위기는 식어가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 인천의 올해 아파트 청약 당첨 커트라인(가장 낮은 가점) 평균은 24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연평균 44점보다 20점 하락한 수치다. ‘송도럭스 오션SK뷰’는 전용 84㎡에서 17점에 당첨된 사례도 나왔다.
11월 분양을 진행했던 '송도 자이더스타'는 약 530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당첨자의 45% 수준이다. 송도 자이더스타는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추가 계약도 받았지만, 지난 3일 8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53대 1을 기록했던 곳이다.
무순위 청약은 순위 없이 청약을 받아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제도로 정당계약을 진행한 이후 계약 취소·해지 물량이나 미분양 물량에 대해 진행한다.
경기도의 전용 84㎡ 당첨 커트라인 평균은 28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43점)보다는 15점, 지난해 연평균 37점보다는 9점이 낮아졌다. 서울 역시 전 분기 69점과 지난해 연평균 69점과 비교할 때 11점 떨어진 58점을 기록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공급된 ‘북서울자이폴라리스’ 전용면적 38m²의 커트라인은 54점이었는데 지난해 서울 아파트 최저 가점 평균(60점)보다 6점이나 낮았다.
전문가들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 대출규제가 더욱 강화됐고,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하는 지역이 늘어나며 청약인기가 식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특히 수도권은 9억원 이상 중도금 대출 규제 등 대출 여력이 줄어든 부분이 청약 경쟁률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지난해 집값이 크게 상승하고, 대선 등 불확실성이 남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지방 분양시장의 인기는 더욱 빠르게 식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미분양 사태가 새해에도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1월 전국에 공급된 35개 단지 중 25.7%(9곳)에서 미달 사태가 났다. 4개 단지 중 1개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4년간 10만 가구 이상이 공급된 대구를 포함한 경북과 충북, 전북 등 수요자들 선호도가 다소 떨어지는 지방에서 미분양이 많았다. 지난달 대구 달서구에서 분양한 ‘해링턴플레이스 감삼 3차’는 358가구 분양에 85명만 신청하며 미달했다. 또한 △경북 포항시 ‘남포항 태왕아너스’ △울산 울주군 ‘울산 뉴시티 에일린의뜰 2차’ △전북 익산시 ‘익산 더반포레’ 등이 미분양됐으며 이달 충북 진천에서 분양한 ‘진천 금호어울림 센트럴파크’도 미분양됐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2월 분양경기실사지수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1만7710가구를 기록해 전월 대비 3600여 가구가 증가했다. 전국 아파트 미분양물량은 지난해 9월부터 증가 추세다. 월별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9월 1만3842가구 △10월 1만4075가구 △11월 1만4094가구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산연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의 분양시장 호황이 본격 조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증가했다"며 "지역별 수급상황에 따라 추세적 시장흐름을 유지하는 지역과 부정적 인식이 뚜렷해지는 지역으로 분양경기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청약경쟁률 감소에도 수도권은 여전히 두 자릿수 경쟁률을 유지하는 등 인기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다"며 "입지 등에 따라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교수도 "청약은 꼭 실수요자뿐 아니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투자자들도 한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이 다소 줄어든 상황에서, 입지 등 주거여건이 비교적 떨어지는 곳의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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