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주총시즌···국민연금 입김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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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3-1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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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효성화학 사외이사·감사위원 등 선임 반대···재계 '당혹'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올해 주요 기업 주주총회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예년보다 더욱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어 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기금은 16일 예정된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김한조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 △경계현 사내이사 후보 선임 안건 △박학규 사내이사 후보 선임 안건 △김한조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 △김종훈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 등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 8.53%를 가진 2대 주주다.
 
반대 이유는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를 소홀히 한 자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라는 것이다.

2020년 2월 17일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국민연금 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스튜어드십코드)’는 주주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반대 사유도 포함됐다.
 
다만 같은 사안을 두고 지난해에는 상반된 주주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김종훈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는 올해 감사위원 선임 안건과 반대로 찬성표를 행사했으며, 올해 찬성표를 던질 예정인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표를 던졌다.
 
삼성전자의 2021년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김 사외이사는 이사회에 총 8차례 참석했으며 출석률은 100%다. 다른 이사회 위원과 같이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550억원을 이사보수 한도로 안건을 올렸으며 국민연금은 이에 반대했다. 올해 주총에 상정된 보수한도는 41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40억원 줄었다.
 
국민연금 지침은 ‘보수금액, 기업 경영 성과 등과 연계되지 않은 이사보수한도’를 중점 관리 사안으로 보고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추어 과다하거나 보수한도 수준 및 보수금액이 회사의 규모, 경영 성과 등에 비추어 과다한 경우에는 반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1조6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5% 늘었음에도 이사 보수한도액을 줄여서 상정했는데 이는 국민연금 측 반대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17일 예정된 효성화학 주총에서도 반대표를 적극 행사한다. 이창재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후보 선임 안건과 이사 보수한도액 50억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예정이다.
 
특히 이사 보수한도액과 관련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효성화학이 지난해 전년 대비 143.85% 증가한 1485억7251만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전년과 동일한 이사 보수한도액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효성화학은 지난해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50억원의 이사 보수한도액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며, 사외이사 3명에 대한 보수 총액도 1억6300만원으로 동일하다.
 
3월 셋째주 들어 국내 대기업 주총이 연이어 열리는데 국민연금의 이 같은 주주권 행사에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의 반대표는 주주들의 동요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분명한 기준을 정했음에도 이를 행사할 때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며 “이는 곧 소액주주의 반발과 함께 기업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기업과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다양한 방면으로 주주권 행사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기업 측 소명 등을 듣는 시간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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