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1경8146조원으로 성장했다. 거래잔액도 1000조원 넘게 증가하면서 1경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2021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전년(1경7019조원) 대비 1127조원(6.6%) 증가한 1경8146조원을 기록했다. 2018년 1경6304조원이었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019년 1경7945조원, 2020년 1경7019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거래잔액은 1경130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935조원) 대비 1370조원(13.8%) 증가한 수치다. 거래잔액은 2018년 9279조원에서 2019년 1경435조원, 2020년 9935조원이었다.
기초자산별로 살펴보면 통화 관련 거래가 1경3776조원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했다. 통화 관련 거래규모는 2020년 1경3250조원에서 526조원(4.0%) 증가했다. 거래잔액은 4150조원으로 전년(3376조원) 대비 774조원(22.9%) 늘어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대외무역 규모 증가로 외화 관련 헤지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율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전년(3527조원) 대비 590조원(16.7%) 증가한 4117조원을 기록, 2위를 차지했다. 거래잔액은 6984조원으로 전년(6403조원) 대비 582조원(9.1%) 확대됐다. 기준금리가 꾸준히 높아짐에 따라 금리 변동성 헤지 수요 증가가 상승을 견인했다.
주식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94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93조원) 대비로는 1조원(0.6%) 증가에 그쳤다. 거래잔액은 68조원으로 전년(64조원) 대비 3조원(5.3%) 늘었다. 지난해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가 회복되고 ELS 발행금액이 증가한 만큼 ELS 헤지 목적의 주식스왑 거래가 소폭 증가했다.
신용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8조원을 기록, 전년(22조원) 대비 4조원(18.2%) 감소했다. 거래잔액도 74조6000억원에서 73조5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1.5%) 줄었다.
금융권역별 거래 비중은 은행이 거래규모 1경4323조원(78.9%)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증권 2780조원(15.3%), 신탁 875조원(4.8%)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잔액은 은행 9102조원, 증권 1798조원, 신탁 200조원 등으로 확인됐다.
은행과 증권사의 주요 거래상대방 비중은 41%를 기록한 외국 금융회사다. 이어 외은지점(22.4%), 국내은행(16.1%) 순이었다. 거래규모가 가장 큰 통화 및 이자율 관련 거래가 외국은행 등 외국 금융회사와 외은지점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규모는 287조6000억조원으로 전년(231조3000억원) 대비 56조3000억원(24.3%) 증가했다. 특히 통화 관련 장외파생상품 중개·주선 거래규모는 93조원을 기록, 전년(30조9000억원) 대비 62조1000억원(201%) 급증했다. 외국계 증권회사 국내 지점의 통화선도 등 중개‧주선 실적 급증이 거래규모 급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감원은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금융회사의 통화·금리 관련 헤지수요가 증가, 장외파생상품 거래도 증가세를 보였다"며 "장외파생상품 거래 대부분이 국내회사와 외국회사 간 거래라는 점에서 금융리스크의 국경간 이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주요 리스크가 해외로 노출되거나, 국제 금융시장 리스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금감원은 이어 "장외파생상품 거래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필요하다"며 "비청산 장외파생상품 거래 증거금 교환제도를 통해 개시증거금 교환제도의 적용 대상이 되는 금융회사의 제도이행 준비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준비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거래정보저장소의 정보를 분석해 장외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시스템리스크 분석 및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등에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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