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그는 지난 6월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했다.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드디어 세계 무대에서 스스로의 실력을 입증했다.
우승 후 달라진 건 뭘까.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A. 달라진 건 없어요. 우승했다고 제 실력이 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 연습을 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여태까지 피아노만 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거고, 스승이신 손민수 선생님과 상의하면서 앞으로 일을 결정하고 피아노를 계속 배울 거예요.
Q. 유럽을 비롯해 다른 지역 콩쿠르 도전 계획이 있나요?
A. 아직 반 클라이번 콩쿠르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Q. 본인의 콩쿠르 연주 영상을 본 소감이 어떤가요?
A. 콩쿠르 기간에 카톡을 제외한 유튜브 등을 모두 지우고 살았어요. 사실은 지금도 제 연주를 제대로 안 들어 봐서 모르겠어요 (웃음).
Q.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연주는 큰 호평을 받았는데, 어떻게 연습했는지 궁금합니다.
A.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어렵게 여겨지고, 그 이름이 위협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손민수 선생님께서 레슨 때마다 테크닉뿐 아니라 이를 넘어서 다시 음악으로 되돌아오는 순간이 초절기교라고 강조했었어요. 이 점을 가장 염두에 두고 연습했어요.
Q. 결선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3년 전 윤이상 콩쿠르에서도 연주했는데, 그때보다 더 몰입도가 깊어진 듯 헤요. 차이가 있을까요?
A. 솔직히 말하면 치고 싶은 다른 곡도 있었어요. 하지만 큰 무대에서 어떤 곡을 하면 제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베토벤 협주곡 3번이 떠올랐죠. 이 곡을 예전에 쳤을 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항상 똑같아요.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제가 달라진 건 아니에요. 늘 똑같은 마음으로 연주합니다.
Q. 결선 후 마린 앨솝 지휘자가 눈물을 보여 화제가 됐습니다. 이야기가 오간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어렸을 때부터 진심으로 존경하는 지휘자에요. 제가 초등학교 때 그분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처음 보고 언젠가 함께 연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심사위원 명단을 보다가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굉장히 기대했어요. 마음이 통해서인지 음악이 더 좋게 나올 수 있었죠. 연주가 끝난 후엔 조언도 해주시고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Q. 20세기의 연주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옛날 연주에서 영감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A. 그분들은 악보와 자신 사이에서 음악을 찾았죠. 그래서 자기의 생각이 더 들어가고 더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옛날엔 인터넷도 없었잖아요. 요즘은 유튜브 등이 많이 발전해 다른 사람의 연주를 쉽게 들을 수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좋아했던 연주를 따라하게 되는 순간도 경험해요. 그건 잘못된 거죠. 옛날 예술가들의 그런 과정을 본받아야 돼요.
Q. 2차 라운드 연주가 끝나고 약 90초 동안 침묵을 보였는데 이유가 뭐였나요?
A. 당시 첫 곡인 바흐를 내 영혼을 바치는 느낌으로 연주했었어요. 그런 고귀한 음악을 연주하고 바로 스크랴빈으로 넘어가기가 힘들어서 스스로에게 시간을 좀 줬어요.
Q. 스승인 손민수 선생님께서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 어떤 것들을 알려주셨나요?
A.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받았고 피아노 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를 얘기하면서 살아가는 법과 옛날 예술가들은 뭐하고 살았는지 가르쳐 주셔서 손민수 선생님은 제 인생의 모든 것에 영향을 주셨어요.
Q. 책을 좋아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 인상깊게 읽은 책이 있나요?
A. 데미안도 읽어보고 법정스님이 쓰신 책도 읽어봤는데 계속 읽게 되는 책은 단테의 ‘신곡’을 인상 깊게 봤어요.
Q. 본인이 작곡한 곡을 연주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A. 솔직히 저는 작곡에는 소질아 없는 것 같고요. 제 주위에 작곡을 잘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지는 않았어요. 작곡은 웬만해서는 안할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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