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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리는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중앙당사 등에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을 걸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 대행은 이준석 당 대표 징계 직후 당 내홍 사태를 수습하던 당시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이 같은 제안을 했다. 시·도당 등이 요청한 윤 대통령의 사진을 중앙당이 발송하는 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다만 이미 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이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최종 결정은 보류됐다.
◆"시대착오적 발상"…반발한 與 의원들
해당 발언이 보도되자 조경태 의원은 "지금 대통령 사진을 거는 데 신경쓸 것이 아니라 폭염과 고물가에 고통받는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중진 의원들이 권 대행의 제안에 반발하고 나선 데에는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의원은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의원이다. 권 대행도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두 사람은 잠재적 경쟁 관계인 셈이다.
당권 도전을 할 것으로 알려진 김태호 의원도 "당사에 대통령 사진을 거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대통령과 정부는 물가 잡기 등 경제위기 대응에 여념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김 의원과 조 의원은 권 대행을 향해 연이은 견제구를 날렸다.
김 의원은 "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고 대통령과 정부에 가감없이 전달해야 한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더 잘 부응하도록, 권 대행이 중심을 잘 잡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조 의원도 권 대행을 향해 "권력이 한쪽으로 너무 집중되지 않나 하는 우려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권력이 특정한 쪽으로 완전히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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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전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식에서 홍 시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사진, 홍준표 당 대표 시절부터
국민의힘은 역대 대통령 사진을 따로 걸어두지 않고, 집권 여당일 때만 현직 대통령 사진을 걸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 사진을 당 대표실 등에 걸어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런 풍경은 탄핵 등을 거치며 모두 사라졌다.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 2017년 11월 10일 고(故)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사진을 여의도 당사에 걸었다.
홍 시장은 당시 "다음 주 당 최고위 논의를 거쳐 여의도 당사에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 박정희, 민주화의 아버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겠다"며 "이 나라를 건국하고 5000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민주화를 이룬 세 분 대통령의 업적을 이어받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회의실 등에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을 걸어 놨다.
대통령 사진을 걸어두는 것과 관련한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다. 당시 홍 시장이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출신인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빼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이미 고인이 된 역대 보수진영 대통령들을 기리기 위해 사진을 거는 것이라서 이 전 대통령이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을 당해 구속 수감됐다는 이유가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의 경우 특별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톱' 권성동 견제 기류 흐르는 국민의힘
정치권 안팎에서는 대통령 사진으로 국민의힘 내 중진 의원들이 반발한 것을 두고 차기 당권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최근 권 대행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관계 이상설이 나오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둘러싼 파워 게임은 가속화하고 있다.
권 대행은 14일 최고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과의 관계 이상설에 대해 "한번 동생은 영원한 동생이다. 잘 지낸다"고 했다.
이어 "언론이 계속 묻는데 사이 좋다. 내일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 수시로 통화한다"며 "우리 당이 위기 상황이고 경제가 어려운데 개인 간 무슨 갈등이 있느니 몰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앞서 두 사람은 친윤(친 윤석열)계 주도로 추진됐던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모임을 두고 부딪혔다. 권 대행이 민들레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둘러싼 관계 이상설이 불거지자 이후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A brother is a brother·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장 의원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며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김기현 의원의 공부 모임과 그 전날 있었던 안철수 의원의 토론회에 불참했다.
특히 김 의원의 공부 모임에는 당초 참석하기로 했다가, 하루 전날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행 체제를 확정한 지난 11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와 앞서 열린 중진 모임에도 장 의원은 불참했다.
권 대행과 장 의원의 관계는 추후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발표와 맞물려 다시 한번 기로에 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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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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