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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산사태!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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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혁 산림청 산사태방지과장
입력 2022-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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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혁 산림청 산사태방지과장

 
올해도 어김없이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유럽은 150여년 만의 가뭄으로 모든 강이 말라가고, 파키스탄 지역은 석 달 동안 계속된 비로 전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8월 8일 서울 신대방동 일대에는 시간당 141.5㎜의 폭우가 내려 서울의 이전 기록 118.5㎜를 경신했다. 일일 강수량도 381.5㎜로 이전 기록 354.7㎜를 102년 만에 뛰어넘었다. 이번 집중호우는 같은 서울이라도 지역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매우 컸다. 이렇듯 기상이변으로 인한 집중호우는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이를 예측하여 피해를 대비하기가 매우 어렵다.
 
산림청은 2020년 54일간의 역대 최장 장마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거울삼아 이와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올해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전국적인 산사태 예방 및 점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21년 말까지 산사태취약지역 2만6923곳을 지정하여 연 2회 점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산사태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주택개발지 등 생활권 인근 인위적 개발지 1188곳의 경우는 연 3회 이상 점검한다. 또한, 대형 산불 피해지 중 생활권 연접지는 산지사방 23ha 등 응급 복구사업과 함께 기존 사방시설 8000여 건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산사태 예측력을 높이고 사전 대비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산사태정보시스템의 기능 개선을 통해 예측정보 제공 시간을 앞당겼다. 주민대피 등 현장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읍·면·동 단위의 산사태 예측정보를 기존 1시간 전에서 작년에는 12시간 전에, 올해 7월부터는 24시간 전에 제공하고 있다.

산사태 예방효과가 큰 사방사업은 작년보다 60% 이상 확대해 시설하고 있다. 사방사업은 관련 전문가로부터 타당성을 평가받아 인명 및 재산피해가 우려되는 생활권 인근에 사방댐 704곳, 산지사방 200ha 등을 체계적으로 시설하고 있다.
 
체계적 산사태 피해 원인조사 및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산림·토목·지질 등 전문가로 구성한 ‘산사태원인조사단’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피해 단계부터 전문적인 원인조사와 함께 합리적인 복구방안을 제안 받아 피해지가 또다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산사태예방지원본부가 종료되는 10월 15일까지 한 달 남았다. 산림청 모든 직원은 기상청의 태풍 소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2020년 산사태는 아홉 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다행히 지금까지의 노력 덕분인지 올해 8월 집중호우와 9월 태풍 힌남노 때 산사태는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사태!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할 수는 있다.' 산림청에서 올해 제작한 산사태 정책홍보 영상의 슬로건이다. 자연을 상대로 하는 산사태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더구나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더욱 그러하다.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 최소화라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을 더 한다면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만큼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준비할 때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으로 오늘도 산사태 대비에 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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