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서 만난 벤처투자 전문가들은 한국 물적‧인적 자본을 고려할 때 K-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만의 차별점을 내세워야 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문화적 차이가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현지화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틀간 진행된 한미 스타트업 서밋에는 미국 벤처캐피털(VC)와 액셀러레이터(AC) 20여개사와 국내 스타트업 30여개사가 참석했다. 국내 스타트업들은 이 자리에서 진행된 데모데이 및 투자유치 IR 행사를 통해 각 기업의 성과와 기술을 피칭하고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 시장과 기술을 높게 평가하며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뉴욕은 세계 2위의 창업 도시이자 누구에게나 열린 이민자의 도시인 만큼, K-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나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삼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 위축 흐름과 미국 시장 내 경쟁 상황 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그는 “테슬라, 페이스북 등은 글로벌 경제가 붕괴된 이후 탄생했다. 자본시장이 위축된 지금이야말로 고객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적기”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 장기적인 가치를 내는 회사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랭크 리 어플라이드 벤처스 투자책임은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투자가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기술 기반 기업은 전망이 밝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 등 기술 분야에서 일류 시장이기 때문에 분명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레이 청 밀레니얼테크놀로지밸류파트너스 파트너도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돼 있고 삼성‧LG‧SK 등 대기업이 많아 이들 기업이 뛰어드는 분야에 투자가 많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며 “미국에 없는 K팝이나 K미디어 관련 스타트업은 현지 진출 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치열한 시장 경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VC인 위브의 줄리아 임페라트리체 투자역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면 사전 조사를 통해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제품‧서비스가 미국 시장에 맞는지, 당사에 맞는 투자사가 어디인지 파악 후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 그때 행동하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전문 VC인 에버뉴캐피탈의 샤론 수 총괄책임도 “한국 제품‧서비스를 미국에서 판매하려고 한다면 이미 유사한 모델이 시장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 상황을 먼저 확인하라”고 부연했다.
미국 진출 시 실패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는 ‘현지화’와 ‘네트워킹’을 꼽았다. 줄리아 투자역은 “해외 진출 기업이 고국에서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이라며 “투자자, 잠재 고객 등과 네트워크를 맺을 때는 문화적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유념해야 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이를 간과한다”고 꼬집었다.
글로벌 AC 마인드더브릿지의 시모네 타란티노시모네 투자역은 “뉴욕은 다른 국가에서 창업하기 위해 오는 도시이며 전 세계 2위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가졌기에 투자자를 찾기 적합하다”면서도 “미국은 금융, 소비재, 서비스 등 영역이 방대하다. 각 기업의 사업 영역과 파트너에 맞게 정밀한 분석을 하고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지를 초심자의 마음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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