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미란 "'정직한 후보2', 올 게 왔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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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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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2'의 주연 배우 라미란[사진=NEW]


지난 2019년 코로나19 범유행으로 극장가는 유례없는 암흑기를 맞았다. 그해 2월 개봉한 '정직한 후보'는 극장가 가뭄 속에서도 15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입소문을 타고 손익분기점(150만)을 넘기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영화 '정직한 후보' 흥행 중심에는 배우 라미란이 있었다. 극 중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 역을 맡았던 그는 능청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홀렸다.

'정직한 후보'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던 라미란이 또 한 번 '주상숙'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8일 '정직한 후보2'를 통해서다.

"'정직한 후보2'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올 게 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1편 찍을 때도 우리끼리 '2편도 만들자'고 농담하곤 했거든요. 사실 1편의 성적이 대단히 좋은 건 아니었지만 VOD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고 알고 있어요. 제 마음에서는 (1편이) 500만명은 동원한 기분이에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 2편을 만들자고 했을 때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거죠."

'정직한 후보2'는 '진실의 주둥이' 사건 이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주상숙이 고향인 강원도로 돌아가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시탐탐 정계 복귀 타이밍을 재던 그는 우연한 기회로 바다에 빠진 청년을 구하게 되고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정계 복귀의 기회를 잡는다. 도시자 자리에 안착하지만 또다시 '진실의 주둥이'를 얻게 되며 위기를 겪는다. 게다가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 분)마저 '진실의 주둥이'가 되며 더 큰 혼란에 빠진다.

"두 번째로 '주상숙' 역을 맡으면서 재밌는 점이 많았어요. (김)무열이는 거짓말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연기를 하면서 어려웠다고 말하는데, 저는 나름대로 비결이 생겨서 (김무열의 연기를) 지켜보며 많이 웃었죠. 그런데 요즘 영화 리뷰를 보니 무열이 칭찬이 매우 많더라고요? 경계해야겠어요. 하하하."

영화 '정직한 후보2'의 주연 배우 라미란[사진=NEW]


'정직한 후보'는 라미란에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흥행을 선물한 작품이다. 2편 합류에 있어서 1편의 성과가 부담이 되었을 법도 한 상황. 하지만 그는 "제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부담감은 감독님이 가져야죠! 하하하. 저는 행위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부담을 가지는 순간 경직되고 말아요. '저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어깨에 어떤 책임도 올려두지 않고 제멋대로 까불고 놀겠다'면서 말이라도 '부담 없다'고 하곤 했어요. 작품을 내놓고 평가받을 때 오는 건 '걱정'이지 '부담'은 아니에요."

라미란은 장유정 감독을 비롯해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그대로 2편에 합류해 심적으로 더욱 의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작품을 한다기 보다는 다른 회차를 찍는 기분? 1편을 찍고도 계속 소통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어도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았어요. 어제 촬영하고 또 만난 것 같은 기분이더라고요!"

라미란은 2편을 통해 다시 만난 김무열과 편안하게 연기 호흡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무열이 있었기에 더욱 극 안에서 활개 칠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무열 씨는 '정직한 후보'를 통해 처음 만난 사이였어요. 당시에도 마음을 잘 열어주어서 호흡이 잘 맞았었는데 2편은 더욱 수월하게 찍을 수 있었죠. 이제 정말 누나, 동생 사이가 된 거 같아요."

영화 '정직한 후보2' 스틸컷[사진=NEW]


'주상숙'은 도덕적으로 완벽한 캐릭터가 아니다. 자신의 욕망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때로는 속물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며 '주인공'의 전형을 깨곤 한다. 하지만 그런 '주상숙'이 밉지 않은 건 배우 라미란의 덕이 크다.

"1편 때도 '주상숙'을 보며 '이 사람 이상한 사람 아니야?'라고 생각했었어요. '진실의 주둥이'보다는 막 나간다는 느낌을 받곤 했죠. 수위가 아슬아슬하잖아요. 감독님께서도 '주상숙이 나빠 보일 수 있지만 호감처럼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를 캐스팅한 거라면서요. 하하하. 권력에 취해있으면서 욕심이 많은 캐릭터라서 조금 더 재미있을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려고 했어요."

실제 라미란은 '야망'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주상숙'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자신의 성격을 반영하기가 어려웠다는 부연이었다.

"'주상숙' 성격의 기본은 이해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야망'과는 거리가 멀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말자'는 주의라서요. '주상숙'에게 완전하게 대입해서 연기하기는 쉽지 않았죠."

그는 의외로 "애드리브(즉흥 연기)는 즐기지 않는다"며 '정직한 후보2' 역시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했다고 털어놓았다.

"저는 현장에서 거의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 편이에요. 감독님께서 '컷'을 외치지 않았을 때만 시간 때우기용으로 몇 개 던져보는 거죠. 대본에 충실한 편이라서요. 애드리브를 좋아하는 건 (윤)경호 오빠예요. 대사는 한마디 있는데 열 마디는 준비해오는 거 같아요. 하하하. 대기실에서 '이런 애드리브는 어떨까?'하고 제안하면 거절하느라 바빴어요."

영화 '정직한 후보2'의 주연 배우 라미란[사진=NEW]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응답하라1988', 영화 '걸캅스' '정직한 후보' 등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그이지만 "어느 순간 대중들이 나를 지겨워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며 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저의 모습이 묻어나곤 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관객들이'다 똑같은 연기를 한다' '다 읽었다' '간파했다' '지겹다'고 할 수 있겠죠. 다만 제 바람은 그런 반응이 조금 늦게 왔으면 하는 거예요. 아마 그런 지점이 언젠가는 올 거예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때도 오겠죠. 저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소진되지 않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실제로 그는 다양한 장르를 통해 연기 변신해오고 있지만 "많은 이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느낌의 역할도 많이 맡았었는데 대중이 기억하는 건 코미디 장르 속 저의 모습이죠. 프레임이 씌워진 거예요. 다른 걸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조금 (마음이) 힘들겠죠?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정직한 후보2' '컴백홈' 속 제 모습은 각각 다른데 말이에요. 나름대로는 다양한 역할을 맡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굳어지지 않기 위해서요."
 

영화 '정직한 후보2'의 주연 배우 라미란[사진=NEW]


스크린 데뷔 18년 차를 맞은 그는 "오래 살아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로서 저의 목표가 있다면 오래 살아남고 싶습니다. 반짝스타가 아니라 오래 사랑받고 오래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는 결국 선택받는 입장이고 선택받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사랑받아야 하니까요. 오래오래 사랑받고 오래오래 이 일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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