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TA “내년 대다수 항공사 흑자전환…中 하늘길이 좌우”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각지에서 제로 코로나에 반발하는 ‘백지시위’로 인해 중국당국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봉쇄 해제 조치를 빠르게 시행하고 있다. 상하이와 광저우 등 경제 대도시에서는 강제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철회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제로 코로나 통제가 여전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역 완화 언급 한마디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항공업계는 이러한 흐름에 벌써부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의 LCC(저비용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증편과 재개에 나서는 등 일찌감치 수요 폭발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의 대형항공사들도 상하이, 항저우, 칭다오 등 일부 노선을 재개하고 방역 완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노선이 완전 재개되면 LCC들의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LCC들의 중국 노선 관광객 수는 일본보다 월등히 많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2019년 중국 방한 관광객은 623만명으로 그해 일본 방한 관광객(321만명) 대비 두 배 가까이 많다. 또한 중국의 방한관광객 특성상 단체여행객이 많으며, 이로 인한 부정기편 운영이 크다는 점도 LCC 수익에 큰 보탬이 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내년 전 세계 여행객 수는 약 42억명으로 2019년 후 처음으로 40억명을 돌파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항공사들이 대거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지속 여부와 일부 주요국의 경기침체가 없어야 한다”면서 중국의 빠른 하늘길 개방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한 면세업계도 중국의 위드 코로나 흐름에 반색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로 떠났던 면세점 큰손 다이궁이 다시 한국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국내 면세점업계는 코로나19 이후 하늘길이 막히자 수익성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올 3분기까지 롯데면세점 영업손실액은 불어났다. 영업손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534억원이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와 신라면세점의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52%, 74% 감소했다.
실적 부진 원인은 치솟은 다이궁 의존도다. 코로나 사태 이후 면세점에서 중국 다이궁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90% 정도까지 상승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9년 43.9%에 불과했던 다이궁 매출 비중은 지난해 82.6%까지 2배 가까이 뛰어 올랐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일반 관광객 매출이 급감하자 다이궁을 유치하려는 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의존도를 높인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이전에는 전체 면세점 매출의 절반 정도 수준이었다.
업계는 다이궁 몸값(송객수수료)도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객수수료율은 지난해 전체 면세점 매출 대비 40% 안팎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이전보다 4배가량 오른 수준으로, 면세업계의 수익을 깎아 먹은 주범으로 지목됐다. 송객수수료는 단체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알선 수수료를 뜻한다.
내년 중국이 해외여행 봉쇄령을 해제하게 되면 면세점들의 실적 반등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하반기 이후 중국인 여행객 유입이 늘면 시내 면세점도 활기가 돌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방역정책이 완화되면 입국객과 면세점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이궁 등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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