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강의 지류인 아천천이 흐르는 곳, 나지막한 산세가 양옆으로 나란히 뻗어 한곳을 향하고 그 사이로 아천천의 배후습지 정양늪이 길게 자리한다. 1만년 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낙동강이 범람, 약 41만㎡의 습지가 생겼다.예전부터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알려진 정양늪은 생태학적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습지 중 하나로 꼽힌다.
합천댐 조성 후 수위가 낮아지고 쓰레기가 쌓이면서 이곳 정양늪은 습지와 늪으로서의 모습을 잃어갔다. 수량이 감소하고 수질이 악화하자 합천군이 2009년부터 대대적 정비에 나섰고, 현재의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복원사업 계획에 따라 정양늪 수면 위로 덱(나무길)이 조성됐다. 물 위에 설치된 이 길을 걸으며 운치 있는 정양늪의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지금은 한창 '겨울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정양늪에서 유유자적 노니는 큰기러기, 큰고니, 청둥오리의 모습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
늪을 많이 찾지 않는 겨울철, 그저 이 고요한 공간을 천천히 마주하는 이 시간이 참으로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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