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집에 날아든 골프공 소송…美 법원, 60억 손해배상 판결 번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동훈 기자
입력 2022-12-25 11: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판사 "명백한 오류"

미국 매사추세츠주 킹스턴의 인디언 폰드 컨트리클럽 15번 홀 인근에 위치한 텐자르 부부의 집. [사진=구글맵]

집에 골프공이 날아들어 500만 달러(약 60억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부부의 판결이 뒤집혔다.

지난해(2021년) 12월 판결이 난 지 1년 만이다. 당시 미국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은 킹스턴에 위치한 인더언 폰드 컨트리클럽에 15번 홀 인근에 거주하는 텐자르 부부에게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텐자르 부부는 2017년 75만 달러(9억6000만원)에 집을 구매했다. 

집 바로 옆에 있는 15번 홀은 파4(408야드) 도그레그다. 티잉 구역에 서면 나무를 넘겨 그린으로 보내고 싶은 욕심을 자아내게 한다.

그 욕심 아래에 텐자르 부부의 집이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660여 개의 골프공이 날아들었다. 창문 파손은 8회, 집 외관 파손은 수차례다. 부부와 세 자녀는 정신적 피해를 호소했다.

부부는 골프장에 그물 설치를 요청했지만, 나무를 심고 깃대 위치를 바꾸는 데 그쳤다.

이는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법원은 부부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4월에는 골프장이 항소했다. 골프장의 항소에 법원은 판결을 번복했다.

판결을 맡은 스콧 카프커 판사는 지난 만장일치 판결에 대해 "명백한 오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집으로 날아든 골프공의 수가 맞는지 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이유다.

카프커 판사는 "코스를 벗어난 공은 게임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골프 스윙은 골프장의 좋은 설계와 운영에도 불구하고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카프커 판사는 "이 사건의 주요 문제는 집에 피해를 준 공의 개수와 15번 홀 운영이 타당했는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텐자르 부부의 집과 인근에 위치한 15번 홀. [사진=구글 어스]

이로써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플리머스 고등법원에서 재판이 이어질 조짐이다.

텐자르 부부의 변호사인 로버트 갤빈은 "새로운 재판에서 배심원단이 이 사건을 공감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골프장 측은 판결 무효에 관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소송은 국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년 사이에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등 전국 골프장 내 집 분양이 늘었기 때문이다. 각 골프장에는 적게는 10개, 많게는 200개 이상의 집이 있다.

골프장 내 집과 관련된 국내 판례는 아직 없다. 날아간 공과 관련된 판례는 있다.

2009년 대전지방법원은 골프공이 인접 도로로 날아가 운행 중인 차를 파손한 것에 대해 골프장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