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개방' 중국인 보복성 해외여행...내년 노동절 연휴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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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2-12-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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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없다" 국제선은 팬데믹 이전의 8% 수준

  • 日·韓·印 등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 고용·소득 불안에···소비심리 위축

  • 비즈니스 관광부터 회복될듯

전 세계 관광 '큰손' 중국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항공권 가격이 내년 3월까지는 계속 오를 것 같다. 내년 여름 휴가때나 동남아로 여행을 갈까 고민 중이다."

베이징 소재 IT업체에 다니는 30대 직장인 리씨가 중국의 국경 재개방 정책 발표 후 꺼낸 말이다.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중국이 내달 8일부터 국경을 재개방할 계획이지만, △국제 항공권 가격 폭등 △코로나 감염세 확산 △ 소비 심리 위축 등 이유로 일러야 내년 5월 노동절 연휴부터나 비로소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행기 없다" 국제선은 팬데믹 이전의 8% 수준
코로나19 발발 직전까지만 해도 중국인은 전 세계 관광 '큰손'이었다. 중국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인 해외 관광객은 1억5500만명(연인원)으로, 연간 해외여행 지출액은 1338억 달러(약 170조원)에 달했다. 중국 국경재개방 소식에 전 세계 여행업계가 들썩거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우선 폭등하는 항공권 가격이 중국인의 해외여행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는 제로코로나 3년간 중국이 국경 빗장을 걸어 잠그고 ‘5개1(五個一)' 정책에 따라 국제 항공편수를 엄격히 제한해 운항 편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5개1'은 1개 항공사가 1개 국가에서 1개의 항공노선을 1주일에 1회 이상 초과해서 운영할 수 없도록 한 항공 방역정책이다. 중국 항공 데이터 업체 페이유커지(飛友科技)에 따르면 현재 중국을 오가는 국제선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8% 수준에 불과하다.
 
각 항공사마다 국제 항공편을 증편해 수급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사 등 국제 항공사들은 현재 중국 방역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항공편 증편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마찬가지다. 현재 주당 65편(왕복 기준)에서 내달부터 100편(양국 항공사 각 50편씩)으로 늘어나지만, 코로나19 발발 전 매주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1000편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日·韓·印 등 세계 각국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중국을 대상으로 일본, 인도,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은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일본은 오는 30일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선 도쿄 나리타·하네다, 오사카 간사이, 나고야 중부 공항 등 4개 공항으로만 입국을 허용했다. 또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하고 양성 판정을 받으면 7일간 시설 격리를 요구했다. 

이탈리아나 인도에서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 16일부터 중국을 표적검역국으로 지정해 방역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도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게 적용할 새로운 코로나19 방역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27일 보도했다. 
 
고용·소득 불안에···소비심리 위축
최근 중국 경기둔화세 속 위축된 소비 심리도 중국인의 해외여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민정부 산하 사회단체 중국미래연구회 관광부문 담당자 류쓰민은 로이터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었다”며 “소비심리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인의 해외여행은 2024년에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컨설팅 회사 올리버 위먼이 이번달 국경 재개방 발표 이전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응답자 절반이 "국경이 재개방된 후 몇 개월에서 1년 뒤에야 비로소 해외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중국 정부도 중국인의 해외여행을 점진적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국무원은 26일 해외발 입국자 시설격리 폐지 등 국경 재개방 정책을 발표할 때 "전 세계 코로나 감염세와 서비스 보장능력에 따라, 시범적으로 시행한다는 원칙 아래, 질서 있게 자국민의 해외 관광을 회복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인의 해외 관광에 필요한 여권 발급은 내달 8일부터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중국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자국민의 단순 관광, 친구 방문 등 목적을 위한 일반 여권의 발급을 제한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비즈니스 관광부터 가장 먼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콜름 레퍼티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로이터에 "최근의 정책 발표로 미국 재계가 지난 3년간 중국 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비즈니스 관광 정상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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