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터뷰] 신재훈 미래에셋 채권운용본부장 "은행위기, 통화정책 기조변화 촉발할 것… 우량 회사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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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4-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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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넘게 채권 운용한 스페셜리스트… 2009년 미래에셋 합류

  • 연내 기준금리 인하 온다… 시장은 이미 스프레드에 반영중

  • 국채금리 낮은 역마진 구간에는 우량 회사채에 주목해야

  • "운용역, 균형감 유지해야… 미래에셋 시스템이 균형 도와"

신재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실리콘밸리뱅크(SVB)가 촉발시킨 은행권 위기는 경기침체(리셉션) 진입 시점을 앞당기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을 확대, 시장금리도 억누를 것으로 보인다. 자산군에 따라서는 장단기금리차도 완화되고 있는 만큼 연내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우량 회사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효하다."

신재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본부장 상무는 은행권 위기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시장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야기한 경기침체를 넘어 금리 인하 국면까지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신 본부장은 2002년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20년 넘게 채권만을 운용하고 있는 스페셜리스트다. SK증권에서 운용 업무를 시작한 그는 AIG생명(AIA)생명을 거쳐 2009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그가 운용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한다.

그가 운용역으로서 강조하는 덕목은 '복기'다. 장 마감 후 하루를 되돌아보면서 기존의 전망과 대응을 복기하는 것이 그의 일과다.

신 본부장은 "항상 실수와 착오를 복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운용할 때는 바둑 돌을 착수할 때처럼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조심'이란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잡고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며 "운용역 스스로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매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 본부장과 일문일답.
 

신재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SVB를 시작으로 은행권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향후 시장을 전망한다면

"시장은 은행권 리스크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리스크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긴축으로 유동성이 회수되는 과정에서 수면 아래에 있던 부작용, 취약한 연결고리들이 드러나는 국면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국의 경우를 보면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에 착수했던 만큼 이미 지난해 4분기에 레고랜드 이슈 등의 형태로 취약한 연결고리가 드러났다. 미국도 한국과 유사한 과정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은행 유동성 문제는 리셉션 리스크를 확대시키면서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연준은 추가 금리인상 여력이 한번 정도 남아있는데 이는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료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의미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인하 사이클의 도래 시점과 인하 속도 등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시장과 연준은 온도차를 보이는 중이다. 연준은 연내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미 연내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피봇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시장이 잘못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금리인하를 선반영, 해당 가격 수준에 먼저 가서 당국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취약한 연결고리가 지속적으로 드러나면서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이는 결국 통화정책 전환 압력을 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장단기 금리역전폭의 축소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채 기준으로 3개월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 역전폭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2년물과 10년물, 5년물과 30년물의 장단기 스플레드는 역전폭이 축소되고 있다. 통화긴축의 종료와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채권에 주목해야 하는지

"우량 회사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 수준에 형성돼 있는데 이는 기준금리(3.5%)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채권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역마진 구간이다. 역마진 구간에서는 국고채에 대한 수요가 약화되기 때문에 자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우량 회사채로 다시 수요가 들어오면서, 결국 후행적으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될 여지가 있다"

"국고채 금리도 연말 기준으로는 현재보다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이지만 이는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추가매수 구간이 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경기침체 국면에서 가장 취약한 채권이 하이일드채이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상향되며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는 종목도 있겠지만 하이일드채 전반적으로는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로 인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인만의 채권운용 철학이 있다면

"햇수로 15년째 한 회사에 몸담고 있다보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체화다. 채권운용 철학과 스타일은 현재의 채권운용부문 CIO 김성진 사장님과 서재춘 부사장님이 정립하셨다."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안정적인 운용이다. 장기성과를 꾸준히 창출하는 것이 안정적인 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사고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감각을 유지해야만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장기성과를 추구할 수 있다."

"운용역으로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투자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불확실성이 크고 역동적인 금융 환경을 혼자 힘으로 헤쳐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인공지능(AI)과 퀀트(Quant)를 포함한 리서치 조직이 운용역들을 지원하고 주기적으로 위원회를 개최해 중기 방향성을 도출, 이를 바탕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운용역 입장에서는 투자 결정에 앞서 다양한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스템적으로 도출하는 최선의 정보와 자원을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충분한 정보와 자원은 운용역으로 하여금 감에 의존한 단순한 베팅이 아닌 분석을 통한 장기 성과와 리스크 관리를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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