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커피는 마신다."
지난해 주요 커피 전문점의 매출이 일제히 상승했다. 엔데믹 특수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의 매출이 2조원 중반까지 치솟았고 메카커피의 매출은 전년대비 두배가량 커졌다.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커피, 이디야커피 등도 나란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9% 성장한 2조5939억원에 달했다. 스타벅스는 커피전문점 가운데 최초로 1조 매출을 기록한 이후 수년째 나홀로 조단위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벅스에 이어 투썸플레이스가 매출 2위를 기록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428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커피 1세대’인 커피빈코리아와 할리스커피도 각각 1535억원, 1359억원으로 각각12%, 17% 매출 규모가 커졌다. 커피전문점 가운데 첫 3000호점 고지를 밟은 이디야커피의 매출도 전년대비 14% 늘어난 2778억원이었다.
빠르게 매장수를 확대하며 매장수 2위에 오른 메가커피는 조사 대상 기업 중 매출 신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메가커피의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99% 급증한 174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커피 전문점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올해 커피전문점 시장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기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커피 시장 규모가 2021년 6조원 이상에서 올해 8조6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커피전문점의 성장으로 원두 수입액도 크게 늘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두 수입액은 13억500만 달러(약 1조7327억원)로, 전년 대비 42.4%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연간 커피 수입액이 1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장세인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고전한 브랜드도 있다. 2012년 2200억원대 매출고를 올렸던 카페베네는 지난해 18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2008년에 창립한 카페베네는 2013년 가맹점 1000개 시대를 열었지만 지난해 기준 매장 수는 236개로 줄어들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과열된 경쟁으로 대부분의 커피전문점의 수익성이 줄어들었다. 할리스와 커피빈을 제외하고 대부분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할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급증했고 커피빈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지난해 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면 매출 상위 커피전문점 상당수가 고전했다. 스타벅스는 ‘서머캐리백 발암물질’ 사태로 영업이익이 1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투썸플레이스도 전년 대비 41% 줄어든 219억원, 이디야와 메가커피도 각각 100억원, 224억원으로 동일하게 47%씩 하락했다. 2021년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카페베네 역시 1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면서 커피 브랜드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하지만 리오프닝 이후 방문객이 회복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다만 원두와 우유 가격이 오른 데다 커피 매장 수가 크게 늘면서 출혈경쟁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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