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탈(脫)원전 정책은 폐기수순을 밟았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위기 속에 에너지가 국가 경제를 넘어 국가안보와 국민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원전 생태계 복원을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을 통해 높은 연구개발 투자 부담과 관련 기술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혁신 제품 개발 어려움에 처한 원전 분야 중소기업 살리기에 주력했다. 아주경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도하는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의 원전기업과제’를 통해 날개를 단 원전 분야 중소기업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원전 생태계 복원 핵심인 중소기업 육성에 한창이다. 특히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이 추진 중인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 원전기업과제’를 통해 중소기업 기술경쟁력 확보, 수출 역량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원전 생태계 근간인 원전 분야 중소기업 자생력 제고와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기술경쟁력 획득을 위해 올해부터 5년간 1500억원 규모 기술개발(R&D) 지원내용을 포함한 총 6750억원 규모 ‘원전 중소기업 중장기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원전용 유압 방진기’ 국산화 개발 어려움에 놓여 있던 성화산업㈜는 지난해 ‘환경 검증을 통한 25톤급 원자력발전용 유압식 방진기 국산화 개발’을 목표로 삼아 사업에 신청했다. 기정원은 기술개발 필요성을 인정해 지원을 결정했고, 성화산업㈜는 1억 7000여만원의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받아 연구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유압 방진기’는 자동차 안전벨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발전소가 정상적으로 운용 중일 때 발생하는 배관의 열 변위 현상은 수용하되, 지진과 같은 갑작스러운 진동 발생 시 발전소의 배관을 단단히 구속해 과도한 변형을 방지한다.
원전에 공급되는 유압 방진기의 경우 수명 검증을 위해 열 노화 시험, 방사선 노출 환경에서 제품 건전성을 검증하는 등 다양한 원전 환경에서의 시험이 요구된다.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원전용 방진기는 현재 전량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정원 관계자는 “수입품에 의존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높은 제품 가격은 물론, 제품을 수입한 이후에 현장에서 발생하는 즉각적인 사후관리 대응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수요처로부터 국산화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원전 생태계의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원전용 유압 방진기의 국산화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성화산업㈜는 2024년 10월까지 2년간의 원전 R&D 과제를 통해 ‘원자력 발전용 유압식 방진기’ 시제품을 제작해 원전 환경에 필요한 열 노화, 내방사선, 설계기준사고 등 필수적인 성능 검증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임석도 성화산업㈜ 대표는 “이번 중소기업 R&D 자금 덕분에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원전 분야에서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제품 국산화가 완료되면 기존 수입품 대비 80% 수준으로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소요 납기 시간도 10% 내로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성화산업㈜는 과제 종료 5년 내 기존 사업 네트워크와 원전 납품 실적 등을 바탕으로 세계 방진기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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