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젊음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지금 한강은 MZ세대들로 서울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이 됐다. 젊음의 거리가 강남과 홍대앞에서 이제 한강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런 북적임은 주말 풍경이 아니다. 평일 저녁 5시부터 시작해 밤 9시가 되면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붐빈다.
서울시 관광체육국에 따르면 한강을 찾는 누적 인파는 작년 기준 연간 4700만명. 이 같은 수치는 런던이나 파리를 찾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 인파와 비슷하다.
서울시는 이 같은 수요에 힘입어 축제,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관광·마이스(MICE) 사업을 한강을 비롯해 삼성동 코엑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 요지에 집중시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총생산(GDP) 10% 이상을 관광·마이스에서 창출하고 있다. 런던, 파리, 뉴욕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국은 3%에도 못 미치고 있다.
세계 관광시장 수요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이에 맞춰 서울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을 만나 서울의 관광, 특히 마이스 육성책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가 종식됐다. 서울 마이스 산업이 살아나고 있나.
"마이스 산업 회복 속도는 일반 관광시장 회복 속도보다 빠르다. 이달 기준 서울시에 마이스 지원금을 신청한 국제회의는 총 83건에 10만명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기업회의·인센티브 관광단체도 80건에 8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서울의 대표 전시컨벤션센터인 코엑스 또한 올해 전시관 가동률이 75%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서울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도시로 거듭남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도 활발하게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에는 루이비통이 한강 잠수교를 무대로 패션쇼를 열었고, 이달 16일에는 구찌가 경복궁 근정전에서 아시아 지역 첫 번째 패션쇼를 개최했다. 그간 해외 유명 도시에서 개최되던 기업 행사들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문화도시 서울로 오고 있다.
글로벌 행사도 예정돼 있다. 오는 11월 ‘2023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전 세계 게임 마니아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 2만명 넘는 팬들이 서울을 방문한다.
중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비자를 허용해 항공편 회복 등 관광 수용 환경이 개선되면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많은 마이스 비즈니스 관광객이 서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더 많은 기업 행사, 대형 이벤트 등 국제행사를 서울이 유치할 수 있도록 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다."
-서울의 마이스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서울은 2000년에 걸친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갖고 있다. 또 세계 최고 수준 ICT 기술력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더불어 공연, 예술, 먹거리 등 K-컬처를 24시간 즐길 수 있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도시다. 한강 레저, 산악 체험, K-뷰티, 전통시장 등 서울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서비스를 갖춘 인천공항과 서울 지하철, 버스 등 편리한 대중교통도 강점이다. 특히 팬데믹 상황 속에서 마이스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전무하다.
지난해 UIA(국제협회연합)가 발표한 국제회의 개최 도시 순위에서 서울은 2위에 올랐다. 비즈니스 여행 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는 8년 연속 세계 최고 마이스 도시로 서울을 선정하기도 했다. 서울은 올해 국가 대표 브랜드 마이스산업도시 부문에서 대상을 탔다.
하지만 서울은 마이스 수요에 비해 마이스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2030년까지 현재 면적 대비 3.5배 이상으로 마이스 인프라 구축에 나서겠다. 현재 6만5680㎡인 전시컨벤션센터 면적을 2026년까지 11만180㎡로 확충한 뒤 2030년에는 23만1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팬데믹으로 위축된 마이스 산업 회복 전략은. 또 엔데믹 시대를 맞아 도시관광 경쟁력을 확보할 중요 이슈는.
"팬데믹으로 많은 행사들이 연기되고 취소될 때 서울은 독보적인 IT 기술력으로 ‘버추얼 서울(Virtual Seoul)’이라는 국제회의 가상 플랫폼을 만들어 업계가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지난해 국제회의 38건을 열어 7만7000명이 이용했다.
서울은 올해를 마이스 회복 원년으로 삼고 있다. 마이스업계가 뉴노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 특히 대규모 마이스 행사 유치 마케팅과 지원에 집중해 업계가 활력을 되찾도록 하겠다.
엔데믹 시대에 마이스 도시의 경쟁력은 언제나 누구나 찾고 싶은 곳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로 한강의 매력을 전 세계에 본격 홍보할 계획이다.
또 4계절 축제를 열어 전 세계가 따라 하고 싶은 서울의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 △봄에는 ‘서울 페스타’ △여름에는 한강 축제 △가을에는 뷰티·미식 축제 △겨울에는 ‘겨울 페스타’로 '멋·맛·쉼·흥'이 넘치는 서울 라이프스타일을 전 세계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번 봄에 펼친 '서울 페스타' 때 총 40만명이 참가했는데 이 가운데 30%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서울의 마이스 활성화 중점 정책은.
"서울시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부터 4년간 펼칠 마이스 중기 발전계획은 서울을 글로벌 마이스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담았다.
먼저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최고 수준의 마이스 도시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2030년까지 민간 개발사업을 통해 잠실 운동장 일대, 서울역 북부역세권, 마곡 등지에 전시컨벤션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할 것이다.
이와 연계해 서남권(마곡), 도심권(서울역·남산·광화문 일대), 동남권(잠실~코엑스) 등 3개 거점별로 ‘마이스 협력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해 쇼핑, 문화, 관광 등 즐길 거리와 편의시설을 집약시키겠다.
마이스 행사를 위해 서울을 찾은 방문객들이 서울에서 다양한 경험과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는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확장되는 인프라에 발맞춰 더 많은 행사가 서울에서 열릴 수 있도록 중대형 행사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또 서울의 첨단산업과 연계해 서울을 대표하는 국제 마이스를 육성하겠다. 서울의 신산업(바이오, 핀테크, 로봇, AI 등)을 비롯해 라이프스타일 박람회 등 트렌디 산업과 관련한 마이스를 육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마이스 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실천 가능한 서울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침을 수립해 적용하고 ‘버추얼 서울’ 등 온‧오프라인이 상호작용하는 첨단 디지털 마이스 환경을 구축하겠다."
-마이스 산업은 네트워크가 핵심이다. 특히 산업계와 협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민관협의체인 ‘서울MICE얼라이언스’, 마이스업계, 학계 대표들로 구성된 ‘서울마이스산업육성위원회’ 등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에 반영해 관련 업계와 두터운 신뢰를 쌓은 것이 핵심 비결이다.
특히 ‘서울MICE얼라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극복하자는 캠페인을 펼쳐 국제컨벤션협회(ICCA)에서 2년 연속 최고 마케팅 상을 받았다."
-올해 중점적으로 ‘마이스 도시 서울’을 홍보할 계획이 있는가.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지난주 23~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IMEX’에 참가해 서울마이스얼라이언스 8개 기관과 함께 서울 마케팅을 펼쳤다.
'IMEX’는 150개국에서 1만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 마이스 전문 전시회다. 해외 마이스 주최사, 관련 도시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전 세계 마이스 관련 정책 입안자와 행정 책임자들이 모여 사례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서울 홍보 부스 운영, 주요 마이스 주최자들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비롯해 해외 매체와 인터뷰도 했다. 또 서울 마이스 중기 발전 계획’도 소개했다.
지난해 IMEX에서는 마이스 행사 총 229건에 대해 상담하고 8차례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했고 그 결과 오는 11월 열리는 2023 세계부인암학회총회(2000명), e스포츠 메가 이벤트 LOL(League of Legend) 챔피언십(2만명)을 유치했다.
K-컬처 확산으로 서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오징어게임 포토이벤트’ ‘치맥이벤트’ 등 한국 문화와 마이스 도시 서울을 적극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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