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정책금리 인하와 부동산 지원책 등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리오프닝 이후 중국의 5월 경제지표가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둔 영향이다.
지난 13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주요 단기 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오전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를 기존 2.0%에서 1.9%로 0.1%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오후에는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금리도 0.1%포인트 낮췄다. 인민은행이 7일물 역RP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중국 6대 국유은행이 예금 공시 금리를 0.1~0.5%포인트 낮췄다.
중국 정부가 연일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이달 중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와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금리를 낮출 것으로 봤다.
래리 후 맥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신뢰가 약화된 상황에서 정책이 유일한 게임 체인저"라며 "이번 금리 인하는 향후 정책이 경기 부양을 지탱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4월까지만 해도 부양책 카드를 꺼내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중국 정부가 정책 방향을 크게 틀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금리인하 소식에도 불구하고 중국 금융시장이 비교적 잠잠했다는 점이다. 이는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침체의 흐름을 반전시킬 수 없다는 회의론이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루팅 노무라홀딩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국민부터 정책 입안자까지 모든 사람이 경제 회복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며 "더블딥 위험이 증가하고 있어 금리 인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블딥이란 짧게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하는 현상을 뜻한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국무원이 이르면 오는 16일 부동산·내수 진작을 위해 금리 인하를 포함한 최소 12가지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주택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미상환 주택 담보 대출 비용을 낮추고 국유은행을 통한 재융자를 활성화하려는 것으로 알려진다.
왕칭 둥팡진청 수석 애널리스트는 “2분기 이후, 특히 5월 들어 부동산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을 축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현재 거시경제 회복세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는 건 부동산 시장 업황 악화의 이유가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6월에는 각 지역에서 부동산 관련 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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