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서 숨진 영아 암매장한 부부 체포..."화장할 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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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박연진 기자
입력 2023-06-3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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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엄마, 다른 남성 사이서 2명 더 낳아...경찰, 입양 사실 확인 '수사 중'

거제시에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온 부부가 가 생후 5일 째 숨진 영아를 비닐봉지에 싸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그래팩=박연진]
거제시에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온 부부가 가 생후 5일 째 숨진 영아를 비닐봉지에 싸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그래팩=박연진]

세상에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전국 지자체 전수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경남 거제시에서 사실혼 부부가 생후 5일째에 숨진 아기를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이 더하고 있다.

거제시에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온 부부가 가 생후 5일 째 숨진 영아를 비닐봉지에 싸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30일 경남경찰청과 경남 고성군, 거제시 등에 따르면 고성군은 지난 29일 관내에 출생 미신고 아동이 1명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날 엄마인 A(30대)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사유를 듣고자 가정을 사유를 듣고 보니, 이와 같은 유아 사체 유기 사실이 드러났다.

거제시에서 고성군 담당 공무원과 만난 A씨는 "출생신고는 하지 않았고 아이는 입양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언제 어느 곳에 보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입양특례법상 입양을 할 땐 출생신고 증빙 서류를 포함해 가정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A씨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정상적인 입양이 불가능했다.

보건복지부 매뉴얼에는 이런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게 돼 있어 고성군은 이날 오후 7시 4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후 A씨와 사실혼 관계인 아빠 B(20대)씨와도 함께 만나 아이의 행방을 추궁했고, 결국 이들은 "지난해 9월 9일 자고 일어나니 아이가 숨져 있어 다음 날 새벽 비닐봉지에 싸 인근 야산에 묻었다"고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 사실혼 부부 사이에서 지난해 9월 5일 거제시 한 산부인과에서 아들 C군이 태어났다. 하지만  태어난 지 5일 만에 아침에 일어나니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래서 화장할 비용이 없이 야산에 매장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화장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들고 아이를 키울 형편이 안 돼 출생 직후부터 입양을 보낼 계획이었다고 경찰조사에서 밝혔다.

보건복지부 매뉴얼에 따르면 보호자가 출생은 인정하지만, 출생신고를 안 했다고 할 경우 가정을 방문해 그 사유를 듣게 돼 있다.

특히 A씨는 이번 범행 전 B씨 외 다른 남자 사이에서도 두 명의 아이를 이미 낳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두 아이중 한 명은 친정 부모에게 맡기고 한 명은 입양 보냈다고 경찰에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첫째 아이는  A씨 자신의 호적 밑으로 등록한 뒤 친정에 양육을 맡겼다고 전해졌다. A씨는 정부에서 양육비 20만원과 미혼모수당 5만원을 더해 매월 25만원씩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성군 관계자는 "A씨가 낳은 첫째 아이는 친정에서 정상적인 양육을 받으며 문제없이 자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이 아이가 심리적으로 다치지 않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지원해 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낳은 둘째 아이의 경우 입양을 보냈다는 진술의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정상적으로 입양을 보내려면 출생신고가 반드시 돼 있어야 하는데 현재 A씨 호적에 둘째는 없다.

경찰 관계자는 "입양을 보냈다는 것은 현재  A씨 주장일 뿐 확인된 것은 없다"며 'A씨가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장소를 토대로 C군의 시체를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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