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대표 노후 저층주거지인 창신동23·숭인동56 일대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서울시가 통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던 기간을 최대 2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창신·숭인동 일대 현장을 방문해 지역 애로사항을 듣고 창신·숭인 신속통합기획의 성과를 점검했다. 오세훈 시장은 "소외된 낙후지역의 주거환경 정비야말로 신속통합기획의 본래 취지이자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철학으로 내걸은 서울시의 가장 중요한 정책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또 1차 재개발 공모지 21곳 모두 신속통합기획을 완료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주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행정적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총 면적 10만4853.2㎡ 규모의 창신동23・숭인동56일대는 한양도성과 낙산 언덕으로 삼면이 둘러싸인 구릉지형이다. 가파른 언덕 입지로 교통과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균 경사도 19%의 급경사로 비탈지고 끊어진 좁은 길, 가파른 계단으로 소방차 등 비상차량 진입이 어렵고 노후건축물 비율이 90%에 달해 안전사고 위험이 높았다.
이곳은 지난 2007년부터 뉴타운(재정비촉진사업)이 추진됐으나 2013년 구역 지정이 해제되며 부침을 겪었다.
이후 노후주거지 환경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의 1호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주택공급과 기반시설 등 물리적 주거환경 개선 효과가 미흡해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창신역과 인접한 입지적 장점 등 개발 잠재력에 주목했다. 지난 2021년 12월 신통기획 1차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창신·숭인동 재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신통기획을 통해 창신동23·숭인동56일대는 기존지형을 활용한 2000가구 규모 '구릉지 특화 도심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창신·숭인 일대는 구릉지형 도심 주거단지 실현을 목표로 △방치된 채석장·청소차고지 재배치 등 토지이용 고도화로 사업여건 개선 △입체보행동선 조성 등 이동편의성 확보 및 지역연계 강화 △맞춤형 생활공간 조성 △주변을 고려한 새로운 도시경관 창출 등 4가지 기획 방향을 마련해 추진한다.
먼저 주거환경을 저해하는 저이용·방치시설의 재배치·복합화로 공공시설의 활용성을 높인다. 방치된 채석장 및 청소차량 차고지, 지봉골공원을 구역계에 포함하고 통합해서 더 넓은 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공원 하부에는 자원순환센터를 복합화한다.
또 용도지역 상향과 복합시설 계획으로 창신역 일대 활성화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공공시설의 고도화는 물론 주택용지를 약 4860㎡ 확대하는 효과로 주거환경 정비와 함께 사업 여건도 개선한다는 목표다.
창신역에서 채석장전망대(서쪽)와 숭인근린공원(동쪽)까지 연결하면서 최대 높낮이 70m에 달하는 구릉지형에 순응하는 입체보행로를 조성해 인근 지하철역과의 보행 접근성을 높인다.
그간 단절된 창신-숭인 지역 연계성을 강화하고 어르신, 어린이 등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해 단지 내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경사로 등 수직 동선도 충분히 마련한다.
단지 안팎으로 보행 동선과 연계해 데크 하부에 주민공동시설을 만드는 한편, 주변 공원과 연계한 단지 내 산책마당을 조성한다. 창신역 일대는 공공시설 및 연도형 상가(도로를 따라 배치된 상가)를 조성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구릉지를 따라 건축물이 겹겹이 배치되는 중첩경관을 통해 서울성곽, 낙산 등 주변과 어우러져 단지 전체가 새로운 도시경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구릉지 및 주변을 고려해 창신역 일대(고층), 청룡사 등 문화재·학교 주변(저층), 경사지(중저층) 등 영역별 맞춤형 높이 계획도 수립했다.
시는 창신·숭인 일대 신통기획에 따른 정비계획입안 절차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정비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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