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건 이상 채용했던 우량 고객사들이 올해는 '채용 계획이 없다'고 통보합니다. 기존 직원들도 정리하는 상황이라고 하네요."(대형 서치펌 업체 대표)
기업에 고액 수수료를 받고 고급·전문 인력을 소개해주는 서치펌업계가 올해 들어 채용 급감을 실감하고 있다. 기업이 업무 숙련도 높은 경력직 채용을 줄이면서 채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질 좋은 일자리'는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국내 서치펌업계에 따르면 채용 성사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서치펌은 기업 최고경영자·임원·기술자 등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결하는 헤드헌터들이 속한 업체다.
대형 서치펌 A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채용 건수는 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1건)보다 81.6%(311건)가량 줄었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조짐이 보였는데 올해 들어 채용 건수가 급감하는 추세"라며 "기업이 경력직 채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형 서치펌 B사도 채용 축소를 실감하고 있다. B사는 올해 월평균 채용 성사 건수가 1년 전보다 약 15% 줄었다. B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인력 채용을 확실히 줄였고 다른 서치펌 업체들도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B사는 교육·언론·전자·반도체·정보기술(IT) 등 기업을 대상으로 헤드헌팅 의뢰를 수행한다. 특히 IT업계 채용 건수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B사 소속 헤드헌터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IT업계 채용이 크게 늘었는데 최근 업황 악화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요양보호사 등 보건복지업 취업자 수가 11만8000명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다. 관련 분야 취업이 많은 60대 여성 취업자 수도 19만4000명 증가했다. 반면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7만2000명 감소하며 9개월 연속 줄었다. 15~29세 청년층에서 취업자 수는 8만9000명 감소해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청년층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취업을 결정하는 이들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치펌업계는 기업이 경력직 채용에 소극적임에 따라 하반기 신규 채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고숙련 인력으로 꼽히는 40대 취업자 수는 5만8000명 줄면서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0대 취업자 수 감소 추세가 경력직 채용 급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력직 채용 급감은) 기업이 신입 채용 규모를 이전 수준으로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체 취업자 수는 늘고 있지만 정작 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15~29세 청년층과 40대 취업자 수는 크게 감소했다"며 "일자리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 '수익성 악화와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 순이었다.
서 교수는 "기업이 채용에 나서려면 물가가 안정돼 비용 부담이 줄어야 한다"며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질 좋은 일자리 확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커리어앤스카우트 최원석 대표이사는 "하반기에 채용시장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내년 상반기는 돼야 채용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에 고액 수수료를 받고 고급·전문 인력을 소개해주는 서치펌업계가 올해 들어 채용 급감을 실감하고 있다. 기업이 업무 숙련도 높은 경력직 채용을 줄이면서 채용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질 좋은 일자리'는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국내 서치펌업계에 따르면 채용 성사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 서치펌은 기업 최고경영자·임원·기술자 등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결하는 헤드헌터들이 속한 업체다.
대형 서치펌 A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채용 건수는 7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1건)보다 81.6%(311건)가량 줄었다. A사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조짐이 보였는데 올해 들어 채용 건수가 급감하는 추세"라며 "기업이 경력직 채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용률 역대 최고인데···일자리 질은 악화
올 들어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질 좋은 일자리는 줄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률은 63.2%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2년 이후 9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만9000명 늘었다.업종별로 보면 요양보호사 등 보건복지업 취업자 수가 11만8000명 증가하며 가장 많이 늘었다. 관련 분야 취업이 많은 60대 여성 취업자 수도 19만4000명 증가했다. 반면 질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7만2000명 감소하며 9개월 연속 줄었다. 15~29세 청년층에서 취업자 수는 8만9000명 감소해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청년층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취업을 결정하는 이들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치펌업계는 기업이 경력직 채용에 소극적임에 따라 하반기 신규 채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고숙련 인력으로 꼽히는 40대 취업자 수는 5만8000명 줄면서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0대 취업자 수 감소 추세가 경력직 채용 급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력직 채용 급감은) 기업이 신입 채용 규모를 이전 수준으로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체 취업자 수는 늘고 있지만 정작 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15~29세 청년층과 40대 취업자 수는 크게 감소했다"며 "일자리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기업 하반기 채용계획 줄여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힌 기업이 줄면서 채용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9월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 2023년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채용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응답한 기업은 64.6%로 1년 전(62%)보다 2.6%포인트 줄었다.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로 '수익성 악화와 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 경영 돌입'(25.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19.0%),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에 대비한 비용 절감(15.2%) 순이었다.
서 교수는 "기업이 채용에 나서려면 물가가 안정돼 비용 부담이 줄어야 한다"며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질 좋은 일자리 확대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커리어앤스카우트 최원석 대표이사는 "하반기에 채용시장 침체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내년 상반기는 돼야 채용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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