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사기 느는데···은행들, 의심계좌 지급정지 요청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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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10-1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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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새로운 금융사기 수법이 쏟아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투자·중고거래 사기 등과 관련한 범죄 의심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전기통신 금융사기를 제외한 사기(중고거래 사기, 투자사기 등)'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서도 지급정지 요청에 응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52건의 계좌를 지급정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계좌 지급정지 건수는 각각 3610건, 1743건이었다.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보이스피싱이나 대출 사기 등의 이용계좌로 의심되는 경우 피해자나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범죄 의심계좌를 지급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이나 대출 사기가 아닌 개인 간 중고거래 사기나 투자사기 등은 전기통신사기에 해당하지 않아 지급정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즉 수사 과정에서 범죄계좌임이 확인돼 은행에 계좌 지급정지 요청 공문을 보내더라도 은행들은 각각 지급정지 여부를 자율적으로 판단하는데, 대다수의 은행들은 이를 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의원은 "유사한 피해 사례를 두고도 은행별 상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입장에서 은행들이 더욱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은행별 약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면 각 은행이 동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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