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오 송지오인터내셔날 회장이 이끄는 브랜드 송지오(SONGZIO)다. 송 대표가 본인 이름을 따 1993년 설립한 송지오는 동서양의 미학을 적절히 섞은 특유의 테일러링과 아방가르드한 무드로 론칭과 동시에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매 시즌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남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불리는 차승원 배우와 함께해 ‘옷 좀 입는 남자라면 송지오를 입는다’는 공식이 생겨났다.
아주경제신문은 30일 브랜드 송지오 론칭 30주년을 맞아 브랜드 수장인 송지오 회장, 그의 영원한 뮤즈인 배우 차승원을 만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송지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송 회장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송지오인터내셔널 본사에서, 차승원 배우는 해외 스케줄로 인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서면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차승원은 “오랜 시간 송지오와 함께 걸어오며 독특하고 감각적인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았다. 송지오는 나의 패션에 대한 허기짐과 갈망을 충족시켜준 브랜드고, 그렇기에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지오와 차승원 배우의 인연은 브랜드 론칭 이전인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지오 회장이 패션 디자이너로 왕성한 활동을 할 당시 차승원 배우도 당대 톱 모델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송 회장은 차승원 배우가 런웨이에서 보인 표정과 아우라에 반해 브랜드 론칭 이전부터 브랜드 뮤즈로 점찍어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승원은 우리 브랜드 뮤즈고, 그만한 인물이 없다”며 “그 친구 역시 30년 동안 톱 모델로 시작해서 배우로서나 모델로서 여전히 현역이고 톱 클래스 위치를 지키고 있어 우리 브랜드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그의 인품과 생활, 활동을 존경한다. 참 진실성 있는 사람”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차승원은 ‘모델 차승원’ 인생에서도 송지오는 특별하다고 답했다. 차승원은 송지오의 첫 컬렉션부터 매 시즌 빠지지 않고 런웨이를 함께하고 있다. 특히 올해 송 회장과 함께 선보인 첫 협업 컬렉션 ‘SC30’은 출시 전부터 패션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켰다.
‘SC30’은 ‘SONGZIO(송지오)XCHASEUNGWON(차승원) 30 YEARS’라는 의미를 함축한 컬렉션으로 송지오만의 색채가 잘 드러나는 테일러링을 선보였다. 또 송지오를 대표하는 동양적인 실루엣에 시그니처 코쿤 슬리브를 더해 우아하게 빚어진 코트와 재킷, 섬세한 디테일의 클래식 니트, 볼드한 점퍼로 구성된다.
송 회장은 “30주년 컬렉션 중 차승원과 함께한 협업 라인에 특별한 신경을 썼다. 디자인 과정부터 그가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 그도 나와 비슷하게 화려한 디자인보다 심플함을 선호해 작업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우린 가장 시크하고 꾸미지 않은 세련됨을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했고, 다행히 해당 협업 라인에 대한 고객 반응도 뜨겁다. 그와 내가 기획한 감성이 소비자의 감성과도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송 회장은 송지오만의 감성과 세련됨은 ‘가장 전통적인 것’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그는 “송지오 브랜드 콘셉트는 ‘도령’이다. 패션 테마 중에 꽃미남 왕자 스타일로 대표되는 프린스 룩이 자주 등장한다. 나는 한국 꽃미남 스타일인 도령 룩을 글로벌하게 해석하고 싶었다”며 “한국적인 문화를 담아 글로벌 활동 시에도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련되고 멋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송지오 브랜드 정체성도 많이 닮아있었다. 차승원은 “배우 겸 모델 차승원이 작품을 하고 무대에 설 때 하는 많은 고민과 브랜드 송지오가 시즌을 맞을 때마다 하는 디자인적인 고민들이 작품과 컬렉션에 잘 녹아들지 않았나 싶다”며 “30년을 한자리에 있지만 계속해서 변화하려는 부분이 많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송 회장 역시 “시대가 달라도 사람 감성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의 방향은 같다”며 “송지오는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송지오만의 스타일로 기억되고 싶다.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 옷에 그 시대와 문화, 그리고 고유의 감성이 그대로 배어든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자신의 패션 철학은 ‘컨템포러리’ 브랜드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진다고 했다. 컨템포러리는 사전적 의미로는 ‘동시대의’라는 의미를 지닌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흐름이 담긴 실용적이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뜻하기도 한다. 명품보다는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일반 브랜드에 비해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퀄리티가 특징이다. 송 회장은 컨템포러리 디자이너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디자이너 브랜드는 몇 시즌을 앞서서 새로운 콘셉트를 정해 트렌드를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트렌드가 다가올지 고민하기 보다 디자인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구현해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트렌드를 주도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송지오는 한국 남성복의 방향성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이끌어 왔다고 자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송 회장은 지금보다 30년 후 브랜드 송지오의 미래가 더 기대된다고 전했다. 올해 6월 설립한 송지오 파리(SONGZIO PARIS) 지사에 이어 내년 6월 파리 패션의 중심인 마레 지구에 단독 쇼룸을 오픈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그는 “디자이너의 꿈을 처음 이뤘을 때부터 해외 진출을 생각해왔다”며 “회사 역량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해외에 진출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이미 다양한 해외 패션위크에서 브랜드 송지오를 알리고 전문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해외 시장에 좀 더 공격적으로 활동해 보려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여성복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계획도 알렸다. 송 회장은 “여성복은 25SS(봄·여름)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지오가 컨템포러리 브랜드인 만큼 이번에 선보일 여성복 라인도 특정한 성에 구애받지 않는 ‘앤드로지너스’ 혹은 ‘젠더리스’라는 시대의 흐름을 콘셉트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두 사람은 디자이너와 모델으로서의 향후 계획도 전했다. 송 회장은 “남성복 디자인 테마에 늘 송지오가 함께했다. 이젠 남성복에만 국한되지 않고 송지오에 맞는, 시즌에 맞는 콘셉트를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며 “과거 컬렉션에서 끄집어내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이를 활용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승원은 “구태한 비주얼과 마인드를 갖지 않는 이상, 또 그러한 평가가 나오지 않는 이상 모델 차승원으로서 계속 서고 걷겠다”며 “송지오가 모델 차승원의 처음을 떠올리게 하는 브랜드이자 작품으로 의미가 큰 만큼 앞으로도 차승원의 흘러가는 시간을 송지오 선생님과 함께 발맞춰 기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오 송지오인터내셔널 회장은>
△에스모드 서울 교수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 회장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자문위원
△서울특별시 홍보대사
△런던패션위크 초청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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