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원대 코인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37) 형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당우증 부장판사)는 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씨와 그의 이희문씨(35), 코인 업체 직원 김모씨(34)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 사건은 앞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피카코인 발행사 피카프로젝트 경영진 사기 사건에 병합됐다.
이씨 형제 측은 이날 "피고인들은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인해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했다.
이들은 2020년 3월~2022년 9월 피카(PICA) 등 세 종류의 코인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MM·Market Making) 등을 통해 코인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총 897억원(217억원‧341억원‧339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신뢰성이 없는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투자자를 유인하고 영상이 게시되는 시점에 맞춰 시세를 부양하고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면 고점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1년 2월부터 석달간 코인 판매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 약 4억1212만개(당시 270억원 상당)를 코인 발행재단으로 반환하지 않고 해외 거래소의 차명 계정으로 이체해 임의로 유용한 혐의(배임)도 있다.
이씨는 2013년부터 여러 방송에 출연해 주식 투자로 큰 수익을 냈다며 고가의 부동산과 차를 자랑해 이른바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불법 주식거래 및 투자유치 혐의로 기소돼 2020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월을 확정받고, 같은 해 3월 만기 출소했다.
검찰은 이씨가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2019년 동생과 김씨 등에게 코인 발행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석방 후인 2020년 3월부터는 직접 스캠코인(사기 가상화폐)을 발행·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사건을 접수한 뒤 올해 2월부터 수사에 나서 지난 9월 15일 이들을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에는 이씨 형제의 차명 법인 또는 개인 명의로 소유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 제주도와 경기도 레지던스, 토지 등 5개 부동산과 강원도 골프장 회원권 등 합계 270여억원을 동결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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