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돋보기] 우리 집에 '빈대'가?…피해 예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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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입력 2023-11-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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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팀 고열 분사하고 살충제 사용해야…오염된 물건 폐기 전 방제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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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충 ‘빈대’가 확산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울시에서만 23건의 빈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달 13일 인천 서구의 한 찜질방에서 빈대가 처음 발견된 이후 한 달 만이다. 그간 대구, 경기 부천, 충남 아산과 서산 등에서도 빈대 출현 신고가 이어졌다.

    빈대는 질병을 매개하지 않지만, 잦은 흡혈로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을 유발해 일상 생활을 방해한다.  이에 정부도 강력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이날부터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을 시작하고 다음 달 8일까지 4주간 각 지자체의 방역 활동을 지원한다.

    극장과 호텔 등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물론, 중고 가구나 의류 거래 시에도 빈대가 확산할 수 있다. 올바른 예방 지침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1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 숙박업소에서 부산진구 관계자와 방역업체가 특별점검과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 숙박업소에서 부산진구 관계자와 방역업체가 특별점검과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빈대, 어디서 오는 걸까

    빈대는 해외 유입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엔데믹으로 해외 여행이 활발해지며 빈대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빈대는 한국에서 과거 1970년대 전후로 환경개선과 ‘DDT’ 등의 살충제 사용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간헐적으로 발생 사례가 보고됐는데,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 집에 빈대가 있을까?

    빈대는 성충 기준 약 5~6mm 크기다. 사과 씨처럼 상하로 납작하게 눌린 타원형이며, 몸은 진한 갈색이다.

    야간에 어두운 상태에서 손전등으로 침대나 소파 등을 비춰 빈대 확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빈대는 빛을 피하는 습성이 있어 주로 밤에 움직인다. 또 흡혈을 위해 침대나 소파 등 사람이 머무는 곳에 서식한다.

    빈대는 섬유질, 목재, 종이로 된 틈새에 몸을 숨기고 있다. 손전등을 이용해 갈라진 벽면, 창틀, 콘센트 주위, 벽에 걸린 액자 뒷면, 바닥과 벽면이 맞닿는 곳의 갈라진 틈새, 커튼 사이, 카펫 등을 구석구석 살펴야 한다. 

    ◆빈대 박멸하려면

    물리적 방제와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한다.

    물리적 방제는 스팀 고열을 분사하거나, 진공청소기로 빈대를 빨아들이는 방법이 쓰인다. 이불이나 커튼 등 빈대에 오염된 직물은 50~60℃ 건조기에 약 30분 처리해 방제할 수 있다.

    화학적 방제는 빈대용으로 환경부의 승인을 받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살충제를 사용하면 된다.  빈대가 서식하는 가구 틈과 벽 틈 등에 분사한다. 의류, 침대, 이불, 매트리스 등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물건에는 살충제가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빈대가 발견된 매트리스나 가구 등은 방제 후 재사용 가능 여부를 판별한다. 재사용 의사가 없어도 반드시 방제 후 폐기해야 빈대 추가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 또 방제 작업을 거쳤더라도 정기적으로 해당 장소를 살펴 빈대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방제 작업은 빈대가 발견된 장소뿐 아니라 주변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특히 다가구, 숙박업소 등 여러 사람이 오가는 장소는 빈대 확산에 가장 취약하다. 방제 작업을 실시한 이후 7~10일이 경과한 뒤 빈대 유무를 확인하고 추가 방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지난 5일 서울 한 쪽방촌 골목에 빈대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한 쪽방촌 골목에 '빈대'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담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빈대 물림, 구분하는 방법은?

    빈대에 물리면 붉은색 자국이 피부 위에 일렬로 나타난다. 모기 물림이나 벌 쏘임과 달리 피부에 붉은 얼룩이 나타나는 황반구진, 소낭, 수포 등의 병변을 동반한다. 선형 또는 삼각형 모양의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빈대 물림은 발진의 생김새와 빈대 노출 관련 역학적 연관성을 고려해 진단한다. 다만 발진의 모양에는 개인차가 있어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

    ◆빈대에 물렸다면 이렇게

    빈대에 물린 직후에는 통증이나 가려움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가려움이 느껴진다. 해당 부위를 긁지 말고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이는 피부 병변과 염증, 가려움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만약 가려움이 심할 경우, 경구용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증상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에 따라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관의 치료가 필요하다. 

    ◆빈대 예방법은

    여행 시 가방과 의류 및 여행용품을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빈대가 출현한 지역이나 해외에 방문하는 경우 의류는 고온에 세탁·건조가 가능한 의류 중심으로 준비해야 한다. 고무나 종이 등 고온 처리가 어려운 물품은 지퍼백에 밀봉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가방은 플라스틱이나 폴리프로필렌 등 빈대가 침투하기 어려운 단단한 소재로 제작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보관 시 침대 근처나 바닥을 피하고, 선반에 올려두거나 비닐로 감싸 금속 소재의 사물함에 넣는 것이 안전하다. 

    외부 물건을 집에 들이는 것을 삼가야 한다. 가구나 이불 등에 서식 중인 빈대가 집 내부에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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