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을 설치하는 법안은 민주당이 2020년 7월 23일 처음 발의했다.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접수 △위원회 심사 △체계자구 심사 △본회의 심의 △정부 이송 △공포 등 6단계를 거치는데, 산안청 설치법은 두 번째인 '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약 3년 2개월째 지지부진한 상태다.
산안청 설치법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일부개정법률안은 김영주 의원 등 40명이 이름을 올렸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2020년 7월 23일 회부됐고, 같은 해 11월 17일 상정됐다.
개정안 원문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사고,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 등 매년 반복되는 산업 재해로 한 해 평균 2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최근 등장한 플랫폼노동 등 기존 제도에서는 보호받지 못하는 새로운 노동 형태의 확산은 보다 적극적인 산업안전보건정책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돼 있다.
법안은 행안위에 상정됐으나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체회의에선 논의도 되지 않은 채 소위원회로 넘어갔다. 법안심사를 위해 열린 제1소위원회에선 민주당 의원 1명이 정부 측에 산업안전 대책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한 게 전부다.
이 같은 상황은 제382회 국회 행안위 법안심제1소위원회 회의록에 전부 담겨 있다. 이형석 의원이 "중처법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산안청 신설 논의도 중요하지만 산업안전에 대한 대책, 대비 그리고 노동자 안전을 담보할 것인지 행정안전부도 신중하게 고민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에 그쳤다.
국민의힘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그간 중처법 유예안이 화두가 되자 갑작스레 유예안을 볼모 삼아 산안청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산안청 설치를 강요한 다음 요구가 거절되면 '여당이 거절해서 유예안을 받아줄 수 없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소상공인 반발이 걱정되니 정치 공학적으로 계산해 움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산안청 설치법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야당에서도 제대로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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