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쓸데있는 금융백서] 비트코인 '1억 시대' 눈앞···"반감기 이후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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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4-03-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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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가상자산 대표격인 비트코인 시세가 1억원 턱밑까지 올라섰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가격을 받치고, 반감기 도래에 대한 기대감에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이미 사상 최고가를 넘어선 것은 물론, 앞으로 신고점이 어디까지 올라설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현 시세가 과도한 '베팅'에 따른 결과로 조정 국면에 대한 경계감도 나온다. 더욱이 향후 반감기 이후 시세 전망에 대한 시각도 엇갈린다.
1억까지 단 '300만원' 남았다···현물 ETF·반감기 기대에 수요 "폭발적"
5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오전 10시 50분 기준 9700만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1억원까지 단 300만원을 남겼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빠르게 올라서기 시작해 지난달 28일 당시 역대 최고가였던 8270만원(2021년 11월)을 뛰어넘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해외 가격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탓에 글로벌 시세 대비 5.92% 높았다.

비트코인 오름세는 지난 2022년 연말 1600만원대까지 떨어진 것을 기점으로 줄곧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오름세를 키우고 있는 것은 크게 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반감기 도래로 볼 수 있다. 그간 위험자산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자산으로 꼽히던 비트코인이었으나, 지난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뒤로 기관투자가 가능해졌고, 위험 분산이 가능해졌다.

이에 전통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들이려는 심리가 강해졌고, 이는 곧 전통 금융자산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실제 ETF를 통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새롭게 채굴해 공급되는 규모의 10배를 웃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고,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하루 동안 거래되는 규모만 10조원 단위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조3200억 달러로 '은(Silver, 1조3460억 달러)과 견줄 수 있다.

여기에 오는 4월 20일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한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그간 2012년, 2016년, 2020년 3번의 반감기에서 비트코인은 모두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감기 이전부터 상승 곡선을 그렸던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1년여 동안 급등세를 보여온 바 있다. ETF 수요가 시장 가격을 떠받치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 반감기에 대한 기대 심리 등의 영향으로 향후 장밋빛 전망을 그리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그래서 언제까지 오르는데?···"뚜렷한 악재 없다" vs "단기 조정 불가피"
사진 코인마켓캡 갈무리
[사진= 코인마켓캡 갈무리]
이제 시장은 비트코인 시세가 1억원을 돌파할 수 있느냐, 또 1억원을 찍고 난 이후 가격 향방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이달 단기조정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의 비트코인 오름세가 지나치게 가팔랐고, 과열된 시장이 반감기 전후로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계감이다. 단기적으로 상승 흐름이 잇따를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시세가 '빅피겨'(큰 자릿수)로 꼽히는 1억원에 가까워지면서 미실현 수익률이 높아질 대로 높아졌고, 이후 차익 실현 매도 움직임이 커지면서 향후 몇 주 안에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비트코인 실현 가격은 약 4만2700달러 수준"이라면서 "역사적으로 비트코인 미실현 수익률 지표가 40%에 도달하면 가격 조정이 발생했다. 현재 지표는 약 32% 수준으로 향후 조정 국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나날이 신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9700만원을 찍은 뒤 빠르게 내려서기 시작해 오후 9300만~9400만원대 등락을 반복했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자체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감기 이후 전망으로도 관측이 엇갈린다. JP모건은 반감기 이후 조정 국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JP모건은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4월의 행복이 가라앉으면, 비트코인 가격이 4만2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뱅크의 하세가와 유야 연구원은 미국 경제 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지만, 시장이 경계심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이 흐름이 지속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이날 가상자산의 투자심리는 90포인트의 '극단적 탐욕' 단계로 나타났다. 지수가 90포인트에 도달한 것은 지난 201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업계 내에는 상승 곡선을 내다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반감기 호재를 억제할 뚜렷한 악재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 예컨대 반감기라는 호재 이벤트가 발생한 직후로는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과거 사례를 돌아볼 때 반년만 지나가면 모두 급등세를 맞은 바 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 자체는 과거 ETF 승인 전 기준과 비교해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미 시장 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조정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공급 대비 수요가 월등히 높다는 점을 비롯해 기준금리가 하반기부터 인하할 것이라는 점, 미국 대선주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수용하겠다는 견해를 내놓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땐 올해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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