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이 200석 가까이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초반부터 정당 지지도와 개별 후보자 지지도에서 민주당이 우세였다. 당내에서도 민주당의 승리를 전망했지만, 이처럼 압도적인 승리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여소야대 정국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사실상 정치적 탄핵 수준이고, 민주당 중심으로 국회가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10일 오후 10시 기준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압승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강력한 정권 견제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민주당이 그간 대통령 거부권에 막혀 온 주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차기 대권 도전을 두고 겨룰 가능성도 생겼다.
전문가들은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KBS 출구조사를 중간값으로 보면 민주당은 187석이고 국민의힘은 96석이 된다"며 "이렇게 가정해도 우리나라 헌정 사상 집권 여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작동하는 인원이 3분의 1 미만이 되는 최초의 선거"라고 정의했다. 이어 "지난 총선보다 (민주당은) 조금 더 얻었다고 볼 수 있어도 정치적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지금까지 여소야대 정국과는 다르다"며 "대통령 탄핵 발의와 개헌이 가능해지고,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승리 요인에) 정권 심판론이 컸다고 하지만, 그거보단 정부의 태도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선거 전략의 참패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여당이) 100석 미만이 되면 완전히 국회 중심으로 국정이 돌아간다"고 부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일단 (대통령) 사임 요구를 할 것이고, 탄핵으로 들어간다"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받을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정부 공백 상태가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관건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재판 중이라 결과가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거리로 사람들이 또 쏟아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다음 과제라고 봤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의 재판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벌금 200만~300만원이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정도가 나오면 오히려 호재"라며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이재명을 잡으려고 '별 짓을 다했다'고 비판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날개를 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대표가 대권 주자를 벗어날 수 없는 이유는 현재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박 평론가도 윤 대통령 탄핵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불법을 저지르지도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을 당시 그의 지지율은 10% 미만이었다. (윤 대통령과)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잘 한 게 아니라 윤 대통령이 하도 못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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