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공직생활과 8년 동안의 군수 재직 동안 ‘청렴’을 모토로 내세웠던 그의 이같은 퇴직 후 행보는 전·현직 단체장과 공무원이 가져야 할 표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성일 전 군수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지역 정가에서는 3선 출마가 당연시 여기던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후 박 전 군수는 자택인 봉동읍 둔산리 아파트와 고향인 화산, 아들과 딸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을 오가며 평온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고향인 화산에는 구질(九秩)에 가까운 노모가, 수도권에는 2~3년 전 세상에 나온 ‘떡두꺼비 같은’ 손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박 전 군수는 퇴임 단체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소박한 생활로 지역주민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그는 왠만한 거리 이동시에는 버스를 이용한다.
장거리나 급한 약속이 있을 때에만 자동차를 쓴다.
박 전 군수는 퇴직 후 10년 넘게 탄 자동차를 처분하고 신형 중형 자동차를 구매했다. 그것도 부부가 같이 이용한다.
지난 2014년과 2018년 함께 했던 선거 캠프 관계자와의 모임이 얼마 전 있었는데, 이때 그는 버스를 이용했다. 아직도 전세인 자택에서 전주역까지 버스를 이용해 나온 후, 모임 회원의 차를 타고 장소로 이동한 것이다.
박 전 군수는 아침 일찍이나 휴일에는 집과 가까운 봉동읍 둔산리 일대를 산책하기도 한다. 등산을 즐기는 탓에 완주군 내 산을 오를 때도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만나 세상 살아가는 얘기도 나누기도 한다.
이러한 박 전 군수의 퇴임 후 행보는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그는 공직생활이나 군수 재직 시설에 ‘박청렴’으로 불릴 정도로, 사익과는 담을 쌓을 정도로 유명하다.
육군 소위로 임관한 후 자기 봉급을 털어 부대원 회식을 자주 시키거나, 전주소리축제 사무총장 재직 시절에는 부인 몰래 대출을 받아 부족한 운영비를 충당했던 일화는 아직도 회자된다.
8년 동안의 군수 재직시절도 마찬가지다.
“정치를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주민들의 뜻을 받드는 게 중요하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박 전 군수는 지난 2016년에는 잇따른 공무원 비위행위가 일어나자 “지난 수십년간 공직로서 청렴을 최고 덕목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완주군민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사죄하기도 했다.
박 전 군수의 이같은 지론은 지난 2016년 다산목민대상 대상 수상으로 결실맺기도 했다. 전북 지자체 중 다산목민대상 대상을 받은 곳은 지금까지 완주군이 유일하다.
이진철 전 군수 비서실장은 “정치인 같지 않지만 항상 나보다는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박 전 군수의 삶의 자세”라며 “전직 단체장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을 볼 때면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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