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나혼렙은 출시 후 5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줄곧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성적도 합격점이다. 이날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기준으로 싱가포르 2위, 프랑스 4위, 인도네시아 7위, 대만 12위 등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매출 측면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이 게임은 출시 후 하루 만에 14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7월 출시했던 네이버웹툰 IP 기반 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의 첫 달 매출이 2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흐름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나혼렙은 출시 전 이미 6개월치 스토리를 확보해 둔 상태"라며 "이 추세대로라면 넷마블이 (나혼렙을 통해) 연 매출 최대 6000억원에 달하는 메가히트 IP를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계기로 웹툰의 게임화가 한층 가속화할 것이란 분위기도 있다. 대형 게임사 중에는 넥슨이 최근 카카오페이지 인기작인 '템빨' IP를 활용한 게임 퍼블리싱(유통·운영) 계약 체결했다. 이는 넥슨의 첫 웹툰 IP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를 통해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IP인 '검술명가 막내아들'을 콘솔(비디오) 게임으로 제작하고 있다. 게임 제작사 '스토리타코'도 키다리스튜디오 IP를 활용한 수집형 여성향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다만 과거 웹툰 원작 게임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던 만큼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실제로 네오위즈가 네이버 인기 웹툰 ‘노블레스’ IP를 활용해 제작했던 모바일 게임은 출시 4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리코가 자체 퍼블리싱을 맡았던 모바일 RPG '고수: 절대지존'도 다운로드 수가 5만건에 그쳤다. 네오위즈는 '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IP 활용 게임을 개발하다 중단했던 사례도 있다.
게임사 입장에선 비용도 고민이다. 구글·애플 등에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상황에, 웹툰 IP 이용료 지급 부담이 추가로 발생한다. 스토리 요소에서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숙제다. 웹툰 기반 게임은 추후 전개가 미리 알려진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만큼, 더 많은 흥미 요인이 추가돼야 한다. 넷마블 나혼렙의 초반 흥행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나혼렙 사례처럼, 웹툰이 일단 애니메이션화를 거쳐 게임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형성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 경우, 게임사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방영은 매출 개선 효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나혼렙 매출은 4분기 애니메이션 2기 방영과 스팀 출시로 (3분기 주춤했다) 반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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