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사태] "시스템 분리 앞당길 것"…속도 붙는 '네이버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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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4-06-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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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서비스 화면 출처라인 홈페이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서비스 화면 [출처=라인 홈페이지]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 합작사인 '라인야후'가 네이버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내이사를 소프트뱅크 중심으로 재편하고, 전체 서비스에서도 네이버(라인) 색채를 서서히 없애가고 있다. 시스템 분리 시점도 계획보다 앞당기겠다고 밝혀, 결별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라인야후 "네이버, 시스템 분리 앞당길 것" 단절 속도
라인야후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의 이사직 퇴임을 확정 지었다. 신 CPO는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단 이와는 별개로 CPO직은 유지한다.
 
이날 주총에선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과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만 상정돼 통과됐다.
 
사외이사는 신규로 한 명이 더 선임돼 기존 3인에서 4인으로 늘어났다. 이후 이사진 구성은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체제로 개편됐고, 모두 일본인으로 꾸려졌다.
 
이 자리서 라인야후는 네이버와의 시스템 분리를 서두를 것이란 입장도 공식화했다. 이데자와 CEO는 "올해 안으로 네이버클라우드와의 종업원용 시스템, 인증 기반 분리를 완료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라인야후) 자회사는 내후년까지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를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한층 앞당길 수 있게 계획을 책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사업과 관련해서도 거의 모든 (일본)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달 중 보안 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표할 것도 예고했다. 자본 관계 변경과 관련해선 "모회사(소프트뱅크) 등에 검토 요청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 주총서 지분 매각 상황 공유되나
오는 20일 예정된 소프트뱅크의 주총에선 네이버와 지분 매각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이 공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토 요시미츠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일 열리는 정례 주총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인공지능(AI) 투자 세부 사항을 밝힐 것"이라며 "그동안 알려진 기업 인수 건에 대해서도 확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지분 64.5%를 보유한 모회사 'A홀딩스' 지분을 절반씩 나눠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 중 네이버가 가진 A홀딩스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만약 한쪽이 A홀딩스 지분을 단 1주라도 더 확보하면, 공동경영 체제는 자연스럽게 무너지게 된다.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로 변경되며 경영권은 소프트뱅크에 넘어간다.
 
라인야후-네이버 결별 징후 이미 곳곳서 감지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결별 징후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라인야후는 일본 내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인 '라인 페이'를 내년 4월 말까지 순차 종료키로 확정했다. 이용자가 원할 경우 라인페이 잔액을 페이페이로 이전하는 편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 이번 서비스 종료는 일본에 한정되며, 태국·대만 등의 라인페이 서비스는 유지된다.
 
라인페이는 2014년 일본 내 서비스를 시작한 뒤 지난 5월 기준으로 일본 가입자 4400만명을 넘겼다. 2018년부턴 일본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내놓은 페이페이와 경쟁 체제가 형성됐다. 이어 2019년 라인과 야후재팬이 라인야후로 합병되면서 '한집 살림'을 시작했다. 업계에선 라인야후가 페이 서비스 통합을 결정한 것에 대해 '사실상 예정됐던 수순'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라인은 오는 8월 28일부터 '킵(Keep)' 서비스도 종료한다. 2015년 8월 서비스를 출시한 뒤 9년 만이다. 킵은 라인에 사진, 동영상, 텍스트, 파일, 링크 등을 저장하는 서비스다. 킵을 통해 메신저 콘텐츠를 미리 저장하면, 오래된 메시지나 이미지를 시간이 지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라인 측은 킵 서비스 종료에 대해 "내부적인 일정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근 격화한 라인야후 사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킵은 사실상 네이버의 독자 기술인 만큼, 기술 독립을 추진하는 라인야후의 '네이버 지우기'와 연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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