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원가 자료 공개를 놓고 벌이는 정부·이동통신사와 시민단체 간 법적 공방이 대법원까지 가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2일, SK텔레콤은 지난 21일 나란히 '5G 인가자료·원가자료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상고장을 제출했다. 두 업체는 피고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조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해 왔다.
다만 과기정통부의 경우 최종적으로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울고법 행정6-3부는 통신사가 5GX 이용약관인가신청서와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 회의자료 등에 포함된 54개의 5G 원가 관련 세부정보 중 40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개해야 할 40개 정보에는 5G 투자 계획을 비롯해 5G 예상 가입자 수, 매출액, 트래픽 예상치 등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해 1월 내려진 1심 선고와 동일하다.
재판의 발단은 참여연대가 지난 2019년 4월 과기정통부에 SKT의 5G 원가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업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일부 정보만을 공개했고, 참여연대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는 원고 일부 승소였다. 1심 재판부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돼야 할 필요 내지 공익이 인정된다"며 "이를 위한 국가의 감독·규제 권한이 적절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여부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 직후 참여연대는 입장문에서 "재판부는 과기정통부와 SKT가 비공개하려는 정보가 대부분 2019년 5G 서비스 인가 당시 이후 3년간 예측되는 가입자 수, 예상 수익 등 '예측치'에 불과해 기업의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1심 법원의 결정을 인용한 것"이라며 "과기정통부는 더 이상 무의미한 재판으로 시간을 끌지 말고 최소한 1심과 2심이 공개를 결정한 정보들에 대해서는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상고심까지 진행된다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2년은 걸릴 전망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이에 대해 "2·3세대(2G·3G) 요금도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원가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했고, 이번에도 그 정도 수준에서 5G 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1·2심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온 만큼 대법원에서 크게 바뀔 가능성도 작은데, 굳이 상고심까지 끌고 가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침해이자 사회적 비용 낭비"라고 지적했다.
통신업계는 5G 원가가 중요한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판결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정보가 공개된다면 5G 원가를 추산할 수 있어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2019년 당시 정보라도 원가 구조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하기는 부담스럽다"며 "내부적으로 회계나 관리 목적으로 원가를 따지기는 하지만 실제 수익성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신사들은 SKT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결과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소송은 통신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은 5G 가입자들이 2021년 전후 이통 3사를 상대로 제기한 집단소송 중 하나다. 소비자 233명은 지난 2021년 4월 SKT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3년여 만에 선고가 내려진다.
만일 패소하면 피해 보상금 지급은 물론 향후 다른 소비자의 줄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소송 결과가 KT와 LG유플러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해당 소송은 당초 오는 27일 1심 선고가 예정됐으나, 전날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결정하면서 선고기일이 다시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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