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신애라 배우가 말하는 살아보니 진짜 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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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4-07-1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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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드라마 <천사의 선택>을 통해 데뷔한 신애라 배우는 배우 외에도 다야한 활동을 하며 20년 넘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많은 아이들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돕고 있는 신애라 배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신애라 배우 사진TKC Pictures
신애라 배우 [사진=TKC Pictures]


많은 아이들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돕고 있고 두 딸을 가슴으로 낳았는데 어떻게 딸들과 만나게 됐나. 보육원 봉사를 통한 삶의 변화가 궁금하다
-영아원에 봉사를 다니다가 딸들과 만나게 됐다. 그곳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제 어린시절 결핍들과 나한테 아픔일 수 있는 상처였던 부분들이 절묘하게 맞닥뜨려 지면서 아이들을 통해서 치유받고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부모의 역할을 뭐라고 생각하나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잘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어린시절을 보냈나. 어린시절 자라온 환경이 지금의 신애라에게 있어서 어떤 영향을 줬나
- 부모님이 계셨지만 별거 등을 겪으면서 빈자리를 느꼈다. 양적으로는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질적인 사랑은 많이 받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여긴 건 뭔가
- 아이들에게 기대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나의 전부이고 못 다이룬 꿈을 이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긱이나 마음의 기대는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이 아이가 한명의 독립된 성인으로 잘 자라서 자신의 일들을 잘 꾸려나가지만 나만 잘먹고 잘사는 게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고 배려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면서 함께 더불어가는 세상 안에서 한명의 성인으로 자라가는 걸 기대한다. 자라가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될 때도 있는데 그 모습이 결과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라는 걸 알고 기다렸으면 좋겠다.
기대하고 기다리고 기도하는 부모가 됐으면 좋겠다.
 
부부가 불화 없이 성숙하게 잘 지내는 법이 있나
- 나와 다름을 인정하면 좋을 것 같다. 나와 다른 게 틀린게 아니라 다른 거라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부부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경계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정도 경계선이 있다는 걸 존중하고 인정하고 수용해줄 수 있는 게 부부 사이에도 있었으면 한다. 사랑이라는 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는데 그 마음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서로 불쌍하게 여길 줄 아는 측은지심의 마음이 큰 힘이 된다.
 
부모로서 생각하는 진짜 공부란 뭐라고 생각하나. 100세 시대에 부모가 가르쳐야 될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 부모로서 진짜 가르쳐야 되는 건 좋은 생활 습관이다. 그 안에 공부가 포함되는 거지,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공부만 하다가 놓치는 좋은 생활습관이 많은 것 같다. 잘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고 정서적으로는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잘 알고 그것들을 잘 다스리면서 좋은 관계들을 많이 맺는 걸 공부할 수 있게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에 얼마나 공부를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경제적으로 돈이 많다는 건 편하게 살 수 있는 부분이지만 돈의 노예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게 경제적인 여유라는 것을 알려줬으면 한다. 내가 돈의 주인이 되어야지, 돈이 나의 주인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친구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면서 제일 필요한 건 함께 마음과 시간, 여유를 나누는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한 친구도 필요하지만 취미생활이나 종교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모임들을 갖고 지속할 수 있다는 건 아이의 관계에 어려움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기술을 알려주고 싶다.
 
자녀에게 남겨주고 싶은 단 한가지가 있다면 뭔가. 그 이유도 궁금하다
-믿음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제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고 그 영향을 통해 살아오면서 나의 부정적인 면들이 긍정적으로 달라졌다. 누구나 사람은 취약한 면이 있는데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모습이었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남편 차인표와 가장 깊게 나누는 대화의 주제는 뭔가
-신앙 얘기를 많이 하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대화를 많이한다. 자녀들이 사춘기가 지났고 점점 독립해야 될 시기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을 많이 나눈다. 사람은 믿고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보듬고 섬기고 사랑을 나눠줘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독립하면 사람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텐데 엄마아빠는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없지만 그곳에서 눈감고 부르짖으면 하나님은 너와 항상 함께한다는 걸 얘기해준다.
하나님의 영원하고 변함 없고 조건 없는 사랑을 기억하는 어른이 됐으면 한다.
 
배우는 어쩌다가 하게됐나. 배우로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
- 어릴 때부터 꿈꿨던 직업이다. 이 직업은 평생의 직업이고 나의 사명은 야나를 통해 고아들을 바라보는 게 나의 사명이다. 배우,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굉장히 흥미롭고 관심있고 활력을 주는 직업이다. 그런 직업을 가졌다는 게 감사하다.
 
유튜브를 보면 귀한 인연이 많다. 어떤 사람을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게 사회생활인데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뭔가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 우리는 비슷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가죽 가게에 가면 가죽 냄새가 나고 음식을 파는 곳에 가면 음식 냄새가 나고 비누를 파는 곳에 가면 비누냄새가 난다. 내가 어디를 가느냐는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를 보여준다. 그곳에서는 함께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나를 만드는 것처럼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곳에 가느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나는 어떤 사람이냐를 나타낸다. 내 주위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나는 뭘 좋아하고 원하는 사람인지 알고 그런 자리에 찾아갔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신애라, 엄마로서 신애라, 사람으로서 신애라는 어떤 사람이고 살아가는 목적이 궁금하다
- 지금까지는 가고 싶은 길을 가면서 살았다. 미국에서 5년반 동안 기독교 상담학을 배우면서 50살을 맞이했는데 내가 가야하는 길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도 있지만 가야하는 길도 가야겠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가장 감사한 건 뭔가
-순간순간이 감사하더라.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 건강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는 걸 생각하면서 매순간 감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벅찬 느낌을 받을 때는 언제인가
-고착화되지 않을 때다. 자신을 많이 반성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닮고 싶은 건 닮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기특하다.
 
살아보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귀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 감사함이다. 감사할 일만 감사한 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순간에 억지로라도 감사할 것을 찾는 게 능력이고 학습해야 되는 거다.
 
20대 때 꿈꾸던 50대의 삶과 지금의 삶의 방향이 맞닿아 있나
-맞닿았다고 생각을 못했었는데 책을 쓰면서 정리를 하다보니까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책 제목이 '그래서 그러셨군요'이다. 이 책을 쓰면서 너무 감사했다. 이 책이 내 이름으로 됐지만 내 책이라고 생각을 안하고 책을 쓰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세도 내가 원하는 사역에 쓰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신애라의 요즘 꿈은 뭔가
-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지금 여기'인데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서 감사하며 사는 게 제 꿈이다. 지금을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지금 여기에서 감사를 찾아내라. 그게 행복해지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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