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이들에게 ‘넌 혼자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돕고 있고 두 딸을 가슴으로 낳았는데 어떻게 딸들과 만나게 됐나. 보육원 봉사를 통한 삶의 변화가 궁금하다
-영아원에 봉사를 다니다가 딸들과 만나게 됐다. 그곳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제 어린시절 결핍들과 나한테 아픔일 수 있는 상처였던 부분들이 절묘하게 맞닥뜨려 지면서 아이들을 통해서 치유받고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부모의 역할을 뭐라고 생각하나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잘 독립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어린시절을 보냈나. 어린시절 자라온 환경이 지금의 신애라에게 있어서 어떤 영향을 줬나
- 부모님이 계셨지만 별거 등을 겪으면서 빈자리를 느꼈다. 양적으로는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질적인 사랑은 많이 받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 같다.
자녀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여긴 건 뭔가
- 아이들에게 기대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나의 전부이고 못 다이룬 꿈을 이뤄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긱이나 마음의 기대는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 이 아이가 한명의 독립된 성인으로 잘 자라서 자신의 일들을 잘 꾸려나가지만 나만 잘먹고 잘사는 게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고 배려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면서 함께 더불어가는 세상 안에서 한명의 성인으로 자라가는 걸 기대한다. 자라가는 과정에서 원치 않는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될 때도 있는데 그 모습이 결과가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라는 걸 알고 기다렸으면 좋겠다.
기대하고 기다리고 기도하는 부모가 됐으면 좋겠다.
부부가 불화 없이 성숙하게 잘 지내는 법이 있나
- 나와 다름을 인정하면 좋을 것 같다. 나와 다른 게 틀린게 아니라 다른 거라는 걸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부부라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경계선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정도 경계선이 있다는 걸 존중하고 인정하고 수용해줄 수 있는 게 부부 사이에도 있었으면 한다. 사랑이라는 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지는데 그 마음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서로 불쌍하게 여길 줄 아는 측은지심의 마음이 큰 힘이 된다.
부모로서 생각하는 진짜 공부란 뭐라고 생각하나. 100세 시대에 부모가 가르쳐야 될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
- 부모로서 진짜 가르쳐야 되는 건 좋은 생활 습관이다. 그 안에 공부가 포함되는 거지,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공부만 하다가 놓치는 좋은 생활습관이 많은 것 같다. 잘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고 정서적으로는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잘 알고 그것들을 잘 다스리면서 좋은 관계들을 많이 맺는 걸 공부할 수 있게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100세 시대에 얼마나 공부를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경제적으로 돈이 많다는 건 편하게 살 수 있는 부분이지만 돈의 노예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게 경제적인 여유라는 것을 알려줬으면 한다. 내가 돈의 주인이 되어야지, 돈이 나의 주인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친구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면서 제일 필요한 건 함께 마음과 시간, 여유를 나누는 공동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친한 친구도 필요하지만 취미생활이나 종교생활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모임들을 갖고 지속할 수 있다는 건 아이의 관계에 어려움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기술을 알려주고 싶다.
자녀에게 남겨주고 싶은 단 한가지가 있다면 뭔가. 그 이유도 궁금하다
-믿음이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제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고 그 영향을 통해 살아오면서 나의 부정적인 면들이 긍정적으로 달라졌다. 누구나 사람은 취약한 면이 있는데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모습이었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요즘 남편 차인표와 가장 깊게 나누는 대화의 주제는 뭔가
-신앙 얘기를 많이 하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대화를 많이한다. 자녀들이 사춘기가 지났고 점점 독립해야 될 시기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들을 많이 나눈다. 사람은 믿고 의지할 대상이 아니라 보듬고 섬기고 사랑을 나눠줘야 될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독립하면 사람의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텐데 엄마아빠는 그 자리에 함께할 수 없지만 그곳에서 눈감고 부르짖으면 하나님은 너와 항상 함께한다는 걸 얘기해준다.
하나님의 영원하고 변함 없고 조건 없는 사랑을 기억하는 어른이 됐으면 한다.
배우는 어쩌다가 하게됐나. 배우로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
- 어릴 때부터 꿈꿨던 직업이다. 이 직업은 평생의 직업이고 나의 사명은 야나를 통해 고아들을 바라보는 게 나의 사명이다. 배우,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굉장히 흥미롭고 관심있고 활력을 주는 직업이다. 그런 직업을 가졌다는 게 감사하다.
유튜브를 보면 귀한 인연이 많다. 어떤 사람을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게 사회생활인데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뭔가
-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게 제일 중요하다. 우리는 비슷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한다.
가죽 가게에 가면 가죽 냄새가 나고 음식을 파는 곳에 가면 음식 냄새가 나고 비누를 파는 곳에 가면 비누냄새가 난다. 내가 어디를 가느냐는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느냐를 보여준다. 그곳에서는 함께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나를 만드는 것처럼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떤 곳에 가느냐,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나는 어떤 사람이냐를 나타낸다. 내 주위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나는 뭘 좋아하고 원하는 사람인지 알고 그런 자리에 찾아갔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신애라, 엄마로서 신애라, 사람으로서 신애라는 어떤 사람이고 살아가는 목적이 궁금하다
- 지금까지는 가고 싶은 길을 가면서 살았다. 미국에서 5년반 동안 기독교 상담학을 배우면서 50살을 맞이했는데 내가 가야하는 길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갈 수도 있지만 가야하는 길도 가야겠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 가장 감사한 건 뭔가
-순간순간이 감사하더라.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 건강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는 걸 생각하면서 매순간 감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벅찬 느낌을 받을 때는 언제인가
-고착화되지 않을 때다. 자신을 많이 반성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닮고 싶은 건 닮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기특하다.
살아보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귀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 감사함이다. 감사할 일만 감사한 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순간에 억지로라도 감사할 것을 찾는 게 능력이고 학습해야 되는 거다.
20대 때 꿈꾸던 50대의 삶과 지금의 삶의 방향이 맞닿아 있나
-맞닿았다고 생각을 못했었는데 책을 쓰면서 정리를 하다보니까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책 제목이 '그래서 그러셨군요'이다. 이 책을 쓰면서 너무 감사했다. 이 책이 내 이름으로 됐지만 내 책이라고 생각을 안하고 책을 쓰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에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세도 내가 원하는 사역에 쓰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신애라의 요즘 꿈은 뭔가
-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지금 여기'인데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서 감사하며 사는 게 제 꿈이다. 지금을 어떻게 살아내느냐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지금 여기에서 감사를 찾아내라. 그게 행복해지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