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채금리 사상 최저치에...인민은행 시장 개입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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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07-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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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국채 차입 카드 꺼낸 인민銀

  • 경기불황 속 과열된 국채시장 진화

  • "양적완화 아닌, 유동성 관리도구"

중국 인민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경기침체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2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국채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중국 중앙은행이 채권시장에 직접 개입할 계획을 시사했다.
 
과열된 국채시장 진화···장기국채 차입하기로
중국 10년물 국채금리 동향
중국 10년물 국채금리 동향 [자료=인베스팅닷컴]

중국 인민은행은 1일 성명을 내고 "채권시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가까운 시일 내에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국채전문딜러(PD)로부터 국채를 차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러한 결정이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신중한 관찰과 평가”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인민은행이 빌려온 국채를 시장에 되팔아 시중 국채 유통량을 늘림으로써 국채금리가 적정 수준을 과도하게 벗어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는 최근 중국 장기 국채금리가 연일 역사적 최저점을 갈아치우며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실제로 1일 장 중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2.18%, 2.43%로 역사적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올 들어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서만 낙폭은 각각 38bp(1bp=0.01%포인트), 43bp에 달했다. 역대 장기국채금리가 2.5~3%에 머물렀던 것에서 한참 벗어난 수준이다. 

이날 인민은행이 장기국채 차입 카드를 꺼내자 이날 10년물·30년물 장기국채금리는 즉각 반등했다.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가 각각 2.24%, 2.46%까지 반등한 것. 

최근 장기국채금리가 곤두박질친 것은 그만큼 중국 경제 앞날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견고하지 않은 경기 회복세, 금리 인하 기대감, 저조한 대출 수요에 따른 금융시스템 내 풍부한 유동성 등으로 시장 자금이 안전자산인 장기국채로 몰린 것이다. 
 
"양적완화는 아냐···유동성 관리도구"
최근 장기국채 랠리가 이어진 것을 우려한 인민은행도 구두로 수차례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 5월 30일에도 인민은행 산하 기관지인 금융시보는 "채권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은행 예금이 채권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며 "투기세력이 안전자산 채권을 불안전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채권시장 리스크가 계속 쌓일 경우 필요하다면 인민은행이 국채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달 상하이 루자쭈이 금융 포럼에서 2차 시장에서 국채를 거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었다. 판 총재는 이날 앞서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를 반면교사로 삼아 금융시장 리스크가 누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판 총재는 국채 거래는 양적완화와는 다르다고도 선을 그었다. 그는 "국채 매매를 통화정책 도구 상자에 포함하는 것은 양적완화가 아닌, 기초통화 주입을 위한 채널이자 유동성 관리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우마오화 중국 광다은행 금융시장 거시연구부 연구원은 "현재 중국 장기국채 금리 하락은 경제 펀더멘털과 정책 금리와도 괴리돼 있다"며 이에 인민은행이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채권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밍밍 중신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이는 인민은행이 이번주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국채 매각할 수 있단 의미"라며 장기국채금리 안정과 금리 리스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은행연구소 부소장은 "인민은행이 앞으로 2차 시장에서 정기적으로 활발하게 국채를 거래할 것"이라며 "앞으로 몇년 안에 국채 매각 규모를 크게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민은행의 이번 국채시장 개입 시사는 중국에서 5년에 한번 열리는 중국 공산당 3중전회(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중국 경제의 장기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회의인 3중전회를 앞두고 국채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 중국 경제 기반이 다소 취약한 상태에서 인민은행이 국채금리를 대폭 올리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물경제 대출 수요 부진과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등으로 인민은행도 장기국채금리가 대폭 오르는 것은 꺼릴 것"이라며 "이로 인해 지방정부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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