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 정무직 및 공무원 인사를 마치면서 '미래 김동연'을 위해 어느 정도 진용(陣容)을 갖췄다는 자신감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기성 정치권의 제구포신(除舊布新), 즉 그릇된 것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하는 쇄신과 개혁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더 크다. 현 시국에 관한 대통령과 국민의 힘을 싸잡아 비난하며 '국민, 경제, 민생'을 유독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10일에도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부끄럽지도 않습니까?”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김 지사 분노 섞인 심정을 밝힌 것이다. '걷어차 버렸다'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썼다. 김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의 결정을 걷어차 버렸고, 아울러 경제도 민생도 걷어차 버린 꼴이 됐다"라며 “본인이 결자해지 할 기회마저 걷어차 버렸다"라고 했다. 김 지사가 답답한 마음에 밝힌 측은지심(惻隱之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자 현 시국을 보는 김 지사의 안타까움에 국민 공감대 또한 넓어지고 있다. 국민의 힘을 향해서는 좀 더 원색적인 표현으로 당 대표 선거를 비난했다. '한심' '애처로움'이란 표현도 썼다.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를 우습게 만들고 있는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 모습에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며 이런 비판을 한 것이다.
김 지사는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이전인 지난 6월 중순, 비명 문재인 전 대통령 계 인사들의 정무직 임명으로 친명계의 공격까지 받은 바 있다. 이후 민주당 견제의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 힘과 민주당의 당대표 선거가 진행 중이다.
양당에서 대표가 누가 되든 김 지사로선 경쟁 구도의 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현 정치판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당분간은 존재감을 더욱 키우면서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비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과도 일정 거리를 두면서 소신 발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새 당대표 선출 이후의 정국 구상도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구성된 정무직 참모들도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견상 김 지사는 작심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민선 8기 시즌 2에 더 올인하는 모습이다. 장래 밝은 정치를 위해 자강불식(自强不息) 하는 김 지사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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