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금리와 세금. 미국으로 기업들이 되돌아올 수 있는 엄청난 인센티브다. 관세와 다른 경제 수단이 필요하다면 이 역시 좋다. 다른 나라가 우리에게 50년, 아니 100년간 자행한 일을 되돌려줘야 한다. 우리나라로 기업을 다시 갖고 와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며, 자신이 추진하는 경제정책인 이른바 '트럼프노믹스'는 저금리·감세·고관세로 요약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중국은 물론이고 우방인 유럽연합(EU)과의 무역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인터뷰는 피격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6월 25일 트럼프 자택인 마러라고에서 진행됐다.
트럼프는 재집권 시 고관세를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25대 대통령이었던 윌리엄 매킨리를 ‘관세왕’이라고 칭하며, 관세 인상으로 소득세 도입을 피할 수 있었던 역사적 교훈은 고관세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매킨리는 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다”며 이후 대공황 시기 도입된 뉴딜정책이 경제를 망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산 수입품에 60~100%, 그 외 나라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되풀이했다. 트럼프는 “(관세는) 협상에 정말 좋다”며 “(집권 시절) 매우 적대적이었던 나라와 사람들이 내게 와 ‘제발 관세를 그만두세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유럽이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 수입을 꺼려하기 때문에 미국의 대유럽 무역적자가 2000억 달러(약 276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연합’이라는 이름은 참으로 멋지게 들린다. 우리는 스코틀랜드와 독일을 사랑한다. 우리는 이 모든 곳을 사랑한다"며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은 우리를 가혹하게 대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와의 대화를 회상하며, 독일 뮌헨 한복판에 미국산 자동차 브랜드인 포드나 쉐보레가 “아예 없지 않냐”고 쏘아붙였던 것도 자랑하듯 말했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옹호, 세금감면, 불법 이민 제한 등의 공약이 미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는 누구보다 많은 액체 금(원유)을 보유하고 있다”며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를 늘려 유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경한 이민 정책은 국내 임금 및 고용을 자극해, 통상 민주당을 지지하는 흑인과 히스패닉계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흑인들은 이 나라로 들어오는 수백만의 사람들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들이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인하의 필요성도 밝혔다. 그는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17년에 법인세율을 39%에서 21%로 낮췄다"며 "법인세율을 15%로 더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트럼프가 인하하기 전 실제 법인세율은 39%가 아니라 35%였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이민 제한, 감세 등의 경제정책이 물가를 자극하고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는 원유 시추 외 인플레이션 억제책은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트럼프는 재집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저해할 것이란 보도들을 반박했다.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026년 5월까지 임기를 마치도록 보장겠다며, “그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그들이 선거 전에, 11월 5일 전에 (금리 인하를) 할 수 있겠다. 그것은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이라며 11월 대선 전에 금리를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연준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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