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광주 민·군 공항의 무안 이전을 놓고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무안군수가 약속한대로 지난 29일 만났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무안군수의 반대가 완강한데다 서로의 이견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30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29일 오후 5시쯤 영암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기획조정실, 무안 부군수도 참석해 저녁식사를 하면서 3시간 동안 대화했다.
세 자치단체장이 만난 것은 지난 2018년 8월 무안 공항 활성화 협약 이후 6년 만이다.
특히 민선 8기 들어 이들 단체장이 공항 이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처음이다.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장, 전남지사, 무안군수 세 사람은 무안국제공항 문제가 서남권 발전의 기본임을 인식하고 민·군 통합공항의 무안 이전에 대해 서로 입장을 밝히고 경청했으나 무안군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논의 내용을 토대로 추후 다시 만나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약속한 1조원대 지원금 뿐 아니라 공항복합도시 건설에 참여하고 인재개발원을 비롯한 광주 공공기관을 무안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대형기관을 무안으로 유치하는데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3자 공동 소음도 측정과 검증, 지역민 여론조사, 이전 논의를 위한 실무위원회 구성도 제안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RE 100 국가산단 조성, 공항 주변 호텔·카지노·컨벤션센터를 포함한 관광·국제 물류 특구 등 미래형 신도시 개발을 제시했다.
또 광주시측에 무안군민이 신뢰할 수 있게 이전지역 지원사업의 구체적 리스트 등 통합 패키지를 마련하고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이같은 제안을 차례로 설명하며 무안군에 "시·도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한 가지 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촉구했지만, 김산 군수가 “결코 군공항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물거품이 됐다.
결국 서로의 시각차만 확인했다.
광주시·전남도는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을 통해 무안국제공항 이 발전하고 서남해안 경제가 발전한다는 입장이지만 무안군은 군공항을 이전하면 무안국제공항과 무안군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믿고 있다.
직접 당사자인 무안군수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이들 단체장이 임기 안에 합의에 이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얘기도 해봤지만, 아직 진심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무안 통합공항을 호남 관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힘을 내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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