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국회를 방문해 구조개혁 필요성을 설파했다. 이 총재는 "여러 구조적 문제 때문에 집값이나 물가가 올라 이번(8월 금융통화위원회)에 금리를 인하하고 싶어도 못했다"며 "초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성장 잠재력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환과 미래포럼(이하 전환과미래)' 창립 총회에서 특별 강연자로 나섰다. 이 총재가 국회에서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환과미래는 지난 21대 국회 여야 원내대표였던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대표로 만든 초당적 협력체로 △초저출생 △기후위기 △지방소멸 △저성장을 등 '4대 도전 의제'로 설정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한은이 싱크탱크로서 연구해온 △외국인 노동자 활용과 최저임금제도 개선 △지역 거점도시 육성 △농산물 수입 확대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 등 개혁 아이디어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출생·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은 계층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쉽지 않다"면서도 "더 이상 개혁을 지체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집값이 오르면 (금리 인하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며 "강남 집값이 올라가는 건 결국 교육 문제로 근본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해결이 안 될 것"이라고 정치권에 결단을 촉구했다.
강연을 들은 박홍근 의원은 "한은도 (금리 인하를) 하고 싶어도 바로 못했던 것"이라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해놓고 한은에 '아쉽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시행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시기를 미루는 등 집값 폭등에 기여한 것 아니냐"며 "미국이 9월에 인하를 하면 한은도 10월에는 낮출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한은이 발표한 구조조정 보고서와 관련해 간략하게 설명했다"면서 "구조개혁에는 정답이 없고 이해 조정이 핵심인데 국회의원들의 의지가 있어 좋은 출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