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교육개혁] ⑨ 양오봉 전북대 총장 "지역발전 선도하는 '플래그십대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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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입력 2024-09-02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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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거점국립대는 지역을 움직이는 핵심기관이다 거점 대학은 지역에 밀착돼서 지역을 잘 살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전북대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거점 국립대는 지역을 움직이는 핵심 기관이다. 거점 대학은 지역에 밀착돼서 지역을 잘살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전북대]


"시군·대학·기업·가정 등이 거대 함선이라고 하면, 그것을 끌고 가는 역할을 하는 게 플래그십 대학입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거점 국립대는 지역을 움직이는 핵심 기관이다. 거점 대학은 지역에 밀착돼서 지역을 잘살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그동안 대학은 적극적으로 광역이나 기초단체와 밀접한 협력을 하지를 못한 게 사실이다. 전북대는 앞으로 전북도, 전주시가 지향하는 산업들에 대해 지자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적극 돕겠다"면서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어 "미국 UC버클리가 원래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플래그십을 기본으로 했다. 실리콘밸리가 있도록 만든 것은 스탠퍼드와 버클리 두 대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지역과 상생하는 역할을 하는 게 플래그십 대학의 진정한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컬대학30 사업 역시 ‘전북과 지역대학을 미래로, 세계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을 비전으로 삼았다"면서 △지산학연 융합캠퍼스 조성 △모집단위 광역화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확대 △폐교 캠퍼스 재생 등 모델 등을 제시했다. 다음은 양오봉 총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총장 취임 후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취임하자마자 차세대 정보화 시스템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다. AI 교육 시스템, 행정이나 연구비 처리 등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려고 했는데 순조롭게 잘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원하는 공부를 하도록 학교를 바꾸려 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어떤 특정한 과를 가야겠다고 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모집단을 106개에서 45개로 줄여 내년부터 단계별로 무전공으로 뽑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대학의 수출 사업 철학은 그 지역 발전에 지역 내 거점 대학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북도, 전주시 등 14개 시군 발전에 우리 전북대가 도와주는 역할, 그게 소위 말하면 플래그십 대학이다. 이 세 가지를 제일 중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글로컬대학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원년이다. 진행되고 있는 부분들은.

"2025년부터 16개 학과 모집 단위를 45개로 줄이고 2028년에는 31개로 줄인다. 공대, 자연대, 사회대 등 단과대로 무전공으로 뽑는다. 새만금과 전주·완주, 익산·정읍을 3개 축으로 하는 대학-산업도시인 JUIC 트라이앵글 구축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새만금 지역에 이차전지와 K-방위산업, 센서 반도체, 전주·완주에는 농생명과 그린수소 클러스터, 익산·정읍에는 펫 바이오와 동물의약품 등 3개 거점의 지산학연 공동캠퍼스를 구축해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서남대 폐교 부지를 업사이클링하기 위한 계획도 이미 본격화됐다. 지난해 남원시와 협약을 체결해서 용지 확보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자율전공 모집을 늘리면 특정 학과 쏠림 우려도 있다.

"특정 학과들은 최소 정원을 70% 정도 보장해 준다. 잘나가는 과도 무한정 받을 수는 없기에 130% 정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전공에 다 못 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컴퓨터과를 원하는 학생들이 다 가지 못할 경우 컴퓨터 AI 융합 전공이랄지, 컴퓨터 빅데이터랄지 유사한 융합 전공과를 갈 수 있도록 보장을 해주는 것이다. 해당 학과 교수님들도 노력해야 한다. 학과가 경쟁해서 좋은 종목으로 거듭나야 하고 학생들이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안 되면 대학이 발전할 수가 없다. 순기능으로 대학도 발전하고 전공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처음으로 폐교 재생 모델을 제시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금 우리나라에 31개 폐교가 있다. 폐교를 어떻게 활용하고 활성화할지, 우리가 국가적인 로드를 제시하고자 아이디어를 냈다. 좋은 모델을 만들고 있고, 굉장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외국에 갔더니 아니 K-팝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많았다. 일단 K-팝 학교 오픈하고, 좋은 교수진을 모셔놓고 투자하고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 시골까지 누가 가냐고 우려하는데, 거꾸로 지금 여기 있는 학생이 그쪽으로 가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이미 구성원들의 합의가 도출됐고, 학칙까지 바꾼 상태다."

-대학 위기에 직면했다. 현 시대에 대학의 역할과 개혁 방향은.

"지금 대학 정원이 47만명이고, 학령인구가 47만명을 약간 밑돈다. 현재 지역에 있는 사립대학은 미달이 많다. 대학이 줄어들고 숫자가 줄어드는 순간 우리나라가 축소지향으로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나 국가의 역량이나 국력이 줄어들게 된다. 대학이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등 인근에서 우리나라에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전북대를 비롯한 거점대나 서울의 좋은 대학들은 글로벌 명문 대학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거점국립대는 지역을 움직이는 핵심기관이다 거점 대학은 지역에 밀착돼서 지역을 잘 살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전북대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거점 국립대는 지역을 움직이는 핵심 기관이다. 거점 대학은 지역에 밀착돼서 지역이 잘살기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전북대]

-수도권 쏠림 현상과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지방대가 살아남기 위한 해법은.

"지역에 있는 사립대는 몸집을 줄이는 대신에 한 분야에 특성화되도록 국가에서 도와줘야 한다. 2040년에 학령인구가 26만명으로 떨어진다. 수도권에 있는 대학의 정원이 26만명인데 지역에 있는 대학에 굉장한 위기가 오게 된다. 살아남을 수 있는 대학은 30~40%밖에 안 된다고 한다. 외국의 좋은 학생들이 지역에 있는 특화된 대학에 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 국가인 미국이 좋은 예다. 미국이 국방이나 국력이 유지가 되는 것은 인재가 세계에서 몰려들고 그 인재가 미국에서 일을 하고 미국의 산업이나 첨단 산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외국인들이 와서 공부하고, 정주도 하고 또 그 나라에 돌아가서 친한국을 전파하게 하는 것이 앞으로 대학의 역할이다."

-지역 거점 대학으로서 주변 대학과 상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추진되고 있는 계획은.

"글로컬 사업에 투입되는 지자체 대응 자금 1000억원 중 500억원을 공유 인프라 구축이나 공유 교육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지역 대학들과 함께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를 활용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의 대학들과 폭넓게 공유하는 한편 공동학위제도 운용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전북대가 갖고 있는 우수한 교육과 연구 인프라, 시설 및 장비, 대학 내 편의시설도 전북 지역 대학 학생들에게 전면 개방한다. 지난 2월 21일 군산대, 27일 원광대와 순차적으로 전북대의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 공동 활용 등을 위해 세부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역 내 모든 대학과 협약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8년까지 유학생 5000명 유치를 선언했다. 가능하다고 보나.

"지금도 2100명의 유학생이 지원하지만 실질적인 합격률은 50% 미만이다. 퀄리티 컨트롤 안 한다면 지금도 채울 수 있다. 왜 3년이라는 시간을 가져야 하냐면, 학생들에게 충분한 글로벌 교육을 하고 그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지역에 정주하거나 세계에 나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준비해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2035년이나 2040년까지는 1만명 정도는 외국인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40% 상위 정도의 외국 학생들이 와야 진정한 글로벌 명문이 되는 것이다."

-AI 등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기존 교육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북대만의 교육 모델이 있다면.

"현재 AI를 잘 활용하고 있는 미국의 MIT 등 대학을 벤치마킹해서 좋은 시스템을 도입을 하자는 연구 단계에 있다. 임기 내에는 우리만의 AI 교육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보고 있다. 기존 졸업생들의 빅데이터 통해서 그 학생이 어떤 공부를 통해서 어디에 취업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차세대 정보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AI가 그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의 진로, 들어야 할 수강 과목 등을 검색해 주고 알려주는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5년 76%가 무전공으로 입학하기 때문에 내년 2월 2일까지 완성하려고 한다. AI의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해당하는 교수님이나 학과 선배, 조교를 만나서 본격적인 상담이나 진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취임 일성이 ‘글로벌 톱100 대학’ 진입이었다. 남은 임기 동안 실현 계획은.

"다른 일간지에서 우리 대학 평가가 국내 19위까지 나와 있다. 15위권 이내 명문대로 들어가는 것을 가장 큰 향후 계획으로 잡고 있다. 글로벌 100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글로벌 대학으로 가는 데 랭킹이 일단 좋아야 좋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재료과학과 농·임학, 화학공학, 기계·항공·제조공학, 환경과학 등 선도형 5개 분야와 물리·천문학, 생명과학, 전기·전자공학, 화학, 의학 등 도약형 5개 분야 등 모두 10개 학문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 특히 K-컬처나 K-방산 등 분야는 우리나라 국립 최고, 세계 100대 이내로 들어갈 정도로 학문 육성을 할 것이다.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 약력>
△전북대 제19대 총장
△고려대 화학공학과 학사
△KAIST 화학공학 박사
△글로컬대학협의회장
△전북특별자치도 국민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
△한국공학한림원 일반회원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 전문위원
△국무총리산하 새만금위원회 위원
△한국태양광발전학회 회장
△전북창조경제혁신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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