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재팬은 3일부터 수도권 약 5000개 편의점에서 매장에서 직접 튀겨낸 도넛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일본 도넛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매장에서 갓 내린 커피와 궁합이 맞는 도넛을 함께 제공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한다는 의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과거에도 도넛을 판매한 적이 있으나 2017년 중단했다. 이번에는 갓 튀긴 도넛을 판매할 수 있는 공급망까지 갖춰 야심찬 재도전에 나섰다.
'매장에서 튀긴 도넛’이라는 이름으로 메이플 맛(140엔, 약 1280원), 커스터드 맛(160엔), 초콜릿 맛(160엔) 등 3종류를 판매한다.
공급 방식은 우선 발효시킨 도넛 반죽을 가열해 냉동한 후 공장에서 각 매장으로 이송한다. 이후 기름에 튀기는 최종 공정을 편의점 매장에서 직접 진행해 폭신한 식감과 풍미를 해치지 않도록 했다.
앞서 6~7월에는 사이타마현의 약 1200개 매장에서 시범 판매를 했는데,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아 도쿄와 지바현까지 확대해 총 5000개 매장으로 늘리게 됐다. 10월부터는 전국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14년에 도넛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라이벌 업계와의 경쟁 심화로 판매 성적이 좋지 못해 2017년 철수했다. 당시에는 매장 내에서 조리하지 않고 공장에서 제조한 상품을 매장에 진열하는 방식이었다. 세븐일레븐 측은 "갓 튀겨낸 맛을 잘 재현하지 못했다"며 이전에 판매했던 도넛을 평가했다.
도넛을 재판매하게 된 계기는 2022년에 출시해 히트 상품이 된 '카레빵'이다. 카레빵은 공장에서 가열 및 냉동한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튀겨내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카레빵 판매를 통해 통해 공장 설비와 물류, 매장 내 조리 운영에 대해 방식을 확립했고, 이를 도넛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생도넛' 등 도넛 상품이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MZ세대의 인기를 끌면서 시장 저변 자체가 넓은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은 고객 유치의 핵심 상품인 도시락과 반찬 외에도 계산대 옆에서 판매하는 오뎅, 튀김 등 패스트푸드류와 전용 기계로 갓 내린 커피 등 음료류를 확대해 왔다. 이 가운데 2013년 전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세븐카페'는 편의점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었고, 2023년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스무디도 일부 점포에서는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히트상품이 됐다.
일본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상품 정책은 소매 및 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남다르다. 닛케이는 세븐일레븐이 새롭게 도넛 판매를 시작하면서 도넛 시장 전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조사기관 후지경제에 따르면 2024년 일본의 도넛 시장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1492억엔(약 1조 3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현재 더스킨이 운영하는 '미스터 도넛'이 시장의 약 80%를 차지해 도넛 체인 중 독보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