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의 버팀목 역할에도 국내 소비 부진이 지속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 초반에 그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10월 뉴스심리지수(15일 기준)는 94.08로 지난 9월(98.84)보다 4.76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월(94.99)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언론 기사가 경제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지수화한 뉴스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95.50) 이후 오름세를 보이다가 올해 3월 110.65로 연고점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됐던 8월(99.47)에 100선이 무너졌고 9월(98.84)과 10월(94.08)까지 석 달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뉴스심리지수 하락에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며 "3분기 삼성전자 어닝 쇼크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 여파도 있다"고 짚었다.
지난 11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지만 경제 심리 회복에는 별 영향이 없는 모습이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내수부진…3분기 0%대 초반 성장 가능성
경제 심리 악화가 거시·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GDP는 전기 대비 1.3% '깜짝 성장'했다. 반면 2분기에는 역성장(-0.2%)하며 부진했다.3분기 성장률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지만 내수는 살아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고용 지표가 악화하면서 소비 여력이 추가 감퇴할 수 있다. 가구 흑자액(실질)도 2022년 3분기 이후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 중 하나인 소매판매액지수 역시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2분기보다 GDP 성장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연간) 2%대 성장률은 나오겠지만 변동 폭이 워낙 컸던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금리 인하만으로 소비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건설 경기 회복, 인프라 투자 등 정부가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분기 기저 효과로 인해 3분기 GDP 성장률은 오르겠지만 내수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3분기 0%대 성장률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회복 모멘텀이 없는 만큼 3분기 성장률이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0%대 초중반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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