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입주장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인근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다.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신축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서울 시내에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는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5930가구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11월 27일부터 시작된다. 입주 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에 총 1만2032가구로 조성된 아파트다. 단일 단지 기준으론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다. 특히 올해 서울 전체 아파트 입주 물량의 40%를 차지해 입주를 앞두고 매매가와 전셋값이 떨어지는 입주장 효과가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렸다.
앞서 9510가구로 지어진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2019년 입주를 시작한 뒤 주변 전셋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같은 해 1월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49.9%(매매 가격 대비 전세 가격 비율)로 1년 전 61%보다 10%포인트 빠졌다.
입주를 한 달 앞뒀지만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선 헬리오시티 때와 같은 '급매'나 '급전세'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 전세는 여전히 9억~10억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강동구에 있는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부동산 플랫폼에 7억원대 전세 매물도 있지만 우선순위 근저당 등이 설정된 곳이라 거래를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임대차 매물도 일반 신축 단지에 비해 적은 편이다. 통상 신축 아파트에선 입주 물량의 절반 안팎이 임대차 매물로 나오지만 올림픽파크포레온은 다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전세 매물은 2845건뿐이다. 월세를 합쳐도 4300여건에 머문다.
인근 아파트 전세·매매가도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59㎡ 전셋값은 올초 5억원 후반~6억원 중반에서 거래되다 이달엔 7억원으로 상승했고,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3일 8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며 올초보다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강동구 일대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강동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10월 첫째 주(10월 7일)에 전주보다 0.11% 올랐다. 둘째 주(10월14일)에는 0.12%, 셋째 주(10월 21일)엔 0.08% 각각 상승했다. 전세 가격도 같은 기간 0.04%→0.06%→0.0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 선호도는 높아진 반면 서울 시내 신축 물량은 부족해 헬리오시티 때와 같은 입주장 현상이 생기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약 2만7500가구에 불과하다. 내년엔 3만6000가구로 다소 늘지만 2026년에는 7000가구 수준으로 급감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가 크게 줄어드는 만큼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장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더라도 서울 집값이 안정화되는 현상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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