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인트렌드] 글로벌 제약·바이오의 AI 주도권 경쟁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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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입력 2024-10-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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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대형사 AI 헬스케어 시장 선점 잰걸음

  • 플랫폼 만들거나 협업으로 AI 다방면에 적극 활용

  • SK바이오팜·한미·대웅, 국내 제약·바이오 AI 선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 헬스케어 시장 확대 기대감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AI를 활용한 사업모델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직접 만들거나 AI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모더나·로슈·MSD ‘신약·임상·맞춤형’ 치료에 AI 적극 활용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AI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 임상 시험 최적화, 개인 맞춤형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의약품 개발·생산 글로벌 기업 암젠(Amgen)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AI 기술로 시각 검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13개의 검사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각 장비는 주사기와 그 내용물에 대한 특정 검사 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암젠은 입자 감지 능력을 70% 향상하고, 허위 리젝트(오류에 의한 거부)를 60% 줄이는 효과를 냈다.

모더나는 지난해 5월 자체 생성 AI 플랫폼 ‘엠챗(mCHAT)’을 출시했다. mCHAT은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한 생체 분자·mRNA)’ 의약품 데이터와 AI 기술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mCHAT은 궁극적으로 약물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모더나의 직원 중 약 65%가 mCHA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로슈는 지난달 AI 기업 루닛과 손잡고 암을 정밀 진단하는 AI 제품 제작에 나섰다. 로슈의 디지털 병리 플랫폼인 ‘네비파이 디지털 병리(Navify Digital Pathology)’에 루닛의 AI 솔루션을 통합하는 형태로 맞춤형 암 치료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다. 로슈는 해당 AI 플랫폼을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한국, 일본 등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사 MSD도 AI를 신약 개발에 접목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국, 체코 등에 여러 기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진단 도구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의 AI 바이오기술업체인 오우킨과 협력해 면역요법에 적합한 환자를 식별하는 AI 기반 디지털 병리학 진단 도구를 개발 중이다.

이밖에 미국의 유명 제약사인 존슨앤존슨(J&J)과 의료기기·솔루션 기업 GE 헬스케어는 AI 반도체 대표기업 엔비디아와 손잡았다. 양사는 각각 엔비디아의 생성 AI 기술 신약과 헬스케어 제품 개발에 이용한다.
 
국내 선두에 SK바이오팜·한미·대웅...AI 로드맵 구축 속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AI 기술을 신약 개발과 질병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해외 기업과 같은 행보를 보인다. 그 선두에는 SK바이오팜과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AI 사업 총괄 수장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며 로드맵 구축을 본격화했다. 앞서 지난 6월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AI 전문가 신봉근 박사를 신임 AI·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추진 태스크포스 장에 앉혔다.

신 박사는 주로 핀테크·AI 분야에서 다수의 개발·연구 성과를 쌓아 왔다. 특히 AI 기반 신약 개발 회사인 디어젠을 공동 창업해 AI 총괄인 ‘최고 AI 책임자(CAIO)’와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로서 AI 기술의 활용을 선도해 왔다. 신 박사는 SK바이오팜의 종합 AI 로드맵을 구축하고, AI 기반의 신약 개발을 포함하는 연구·개발 디지털화와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담당한다.

대웅제약은 AI 전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약 개발과 진단 보조 영역 등 AI 헬스케어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은 우선 신약 개발을 위해 독일 머크 라이프 사이언스사와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후보 물질 발굴·검증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머크 라이프 사이언스는 AI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온 글로벌 기업이다. 연구자들이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실험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AI 플랫폼 신시알과 AMS를 보유하고 있다.

건강검진 분야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의료기기 전문 기업 아크와 AI 실명 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 위스키와 안저카메라 옵티나 제네시스(옵티나)의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대웅제약은 위스키와 옵티나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아크는 제품의 제조·생산과 기술 지원을 맡는다. 대웅제약은 옵티나와 위스키의 국내 도입으로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빠르고 효과적인 진단을 돕고, 환자들에게는 더욱 정확한 진단 결과를 제공해 실명 질환의 진단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AI 기술을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 아이젠사이언스와 손을 잡았다. 아이젠사이언스의 ‘AI 신약개발플랫폼’을 활용해 항암 분야에서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궁극적으로 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이를 통해 임상 단계에서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이젠사이언스는 자체 보유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제안하고,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 전문 기업으로서 축적한 R&D 역량을 토대로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정부의 AI 기반 신약 개발 사업에 참여해 R&D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주관하는 ‘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프로젝트(통칭 K-멜로디)’에서 ‘신약 개발 데이터 활용·품질관리’ 분야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계와 의료계, 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합학습 기반 AI 모델에 활용해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348억원을 투입해 △연합학습 플랫폼 구축·개발 △신약 개발 데이터 활용·품질관리 △연합학습 플랫폼 활용 AI 솔루션 개발 등 3개 부문에서 26개 과제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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