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주주 충실'에 '보호 의무'까지...더 강해진 상법 개정안 발의

소수 주주 권익 강화...기존 안보다 확장

재계 "해외 투기자본 먹튀 조장법" 반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1차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이사들에게 주주를 위한 '충실의무'와 '보호의무'를 함께 다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19일 당 내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거쳐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자구 수정 등을 지도부에 위임한 채 내부 조율을 거쳐왔다.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사는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기존 상법 제382조 3항을 '이사는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로 바꿨다.

또한 2항을 신설해 '이사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최종 발의안으로 채택된 해당 개정안은 민주당이 내부적으로 고려했던 여러 상법 개정안 가운데 가장 강화된 안이다. 당초 민주당은 재계 우려를 감안해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유지한 채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별도 조항을 추가하는 형태의 초안을 검토했다. 총주주 이익 보호만 반영할지, 이것과 이사 충실의무 확대를 모두 반영할지 논의한 결과 두 가지 모두 개정안에 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이밖에도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제 도입 △대규모 상장사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사외이사 명칭 '독립이사'로 변경 등을 명시했다.

재계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개정안이 '해외 투기자본 먹튀 조장법'이 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사 선임 때 각 주주가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받아 이를 한 사람에게 몰아줄 수 있게 하는 집중투표제가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