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다음 달 주 7일 배송 서비스 '매일 오네(가칭)'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진통을 겪고 있다. 근무 조건을 두고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다.
다만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가 혁신을 강조한 만큼 CJ대한통운은 승부수로 띄운 주 7일 배송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1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가 주 7일 배송 운영 방안을 두고 매주 화요일마다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에도 양측이 7차 교섭을 가졌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택배노조는 주 7일 배송 미참여자 불이익 금지, 실현 가능한 주 5일 근무제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택배노조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주 7일 배송을 강요하는 CJ대한통운 한 대리점 소장의 문자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택배 기사가 주 7일 배송을 거부하면 해당 기사는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가 제시한 '4인 1조' 근무 방안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방안은 택배 기사 4명이 한 조를 이뤄 격주로 주 5일 근무하는 방식이다. 대신 매주 일요일(공휴일 포함)과 월요일에는 기사 1명이 기존 4명 담당 지역을 처리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택배 노조는 기사가 과로에 시달릴 수 있어 추가 인력 투입이 절실하다고 했다.
한 택배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합의 없이 주 7일 배송을 추진하면 기사들은 배송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며 "그 경우 (인력 부족으로 인해) 주 7일 배송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CJ대한통운은 교섭은 난항이더라도 주 7일 배송 서비스 시행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CJ그룹이 국내 사업 혁신을 강조한 만큼 물류 혁신으로 꼽히는 주 7일 배송을 지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CJ그룹 CEO 경영회의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성에 대해 깊이 인식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과 신제품 개발 등 국내 사업 혁신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 대표도 참석했다.
또 같은 달 11일 신 대표는 CJ대한통운 창립 94주년 행사에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주 7일 배송을 앞두고 여러 의견이 오가는 것을 두고 CJ대한통운은 서비스가 정착하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 기사 등) 이해 관계자들과 계속해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초 주 7일 배송 시행에 차질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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