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골프史] 골프로 성공한 시칠리아 이민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동훈 기자
입력 2024-12-25 08: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스윙을 재현하는 진 사라젠 사진플로리다골프협회
스윙을 재현하는 진 사라젠. [사진=플로리다골프협회]
1902년 2월 27일, 미국 뉴욕주 해리슨.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가난한 부부에게서 한 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유제니오 사라체니.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태어난 그는 어려운 이름으로 진 사라젠이라는 미국식 이름을 사용했다.

가정이 가난했던 사라젠은 10세 때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첫 직업은 지역 골프장 캐디.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고, 기술 역시 점차 개발했다. 그가 독학 골퍼라 불리는 이유다. 

현대에 유명한 그립 중 하나인 인터로킹 그립(왼손 검지와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겹쳐 잡는 방식)을 사라젠이 발명했다.

아마추어 시절 호로라타 골프클럽 파5 15번 홀에서 그는 이 그립으로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티샷 이후 195야드(178m) 거리를 단박에 넣었다.

신동 소리를 듣던 사라젠은 1920년 18세의 나이로 처음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인 US 오픈에 출전했다.

이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일정에서 38승을 기록했다. 메이저 우승은 7회다. 

첫 메이저 우승은 1922년 PGA 챔피언십에서 기록했다. 같은 해에 US 오픈도 처음 석권했다. 

1923년에는 PGA 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제2의 전성기는 9년 뒤인 1932년에 찾아왔다. US 오픈과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으로다. 1933년에는 세 번째 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었다.

정점은 1935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찍었다. 우승 당시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15번 홀에서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아마추어 시절과 같은 숫자의 홀에서다.

이 우승으로 사라젠은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모두 품었다. 일명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다.

역사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5명이다. 사라젠과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는 미국의 벤 호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게리 플레이어, 미국의 잭 니클라우스, 미국의 타이거 우즈다. 

1955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15번 그린 왼쪽으로 건너가는 다리의 이름을 사라젠 다리라 명명했다.

보비 존스, 월터 헤이건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사라젠은 1981년부터 1999년까지 마스터스의 시작을 알리는 명예 시타자였다. 함께 시타 한 선수는 미국의 바이런 넬슨과 샘 스니드였다.

노년에도 사라젠의 골프 열정은 식지 않았다. 1973년 영국 스코틀랜드 트룬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 8번인 우표 홀에서는 7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홀인원을 기록했다.

사라젠이 세계골프명예의전당에 헌액된 것은 1974년이다. 밥 존스 어워드는 1992년, PGA 투어 평생 공로상은 1996년에 받았다.

사라젠은 1999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97세로 화려한 골프 인생의 막을 내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