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자국 항공사 여객기가 카자흐스탄에서 추락한 사고가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런 사실에 대해 러시아가 은폐를 시도했다며 관련 책임자의 처벌도 요구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리예프는 이날 자국 TV 연설을 통해 “우리의 비행기는 우발적으로 격추됐다”면서도 “러시아가 그 책임을 인정하고 관련자를 처벌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추락 이후 3일간 러시아로부터 조류 충돌이나 가스통 폭발과 같은 터무니없는 설명만 들었다”며 “추락의 원인을 은폐하려는 (러시아의) 명백한 시도를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아제르바이잔항공 J2-8243편이 아제르 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시 인근에 추락해 탑승자 67명 중 38명이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여객기 추락이 러시아 영공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알리예프에게 사과했다. 다만 푸틴은 러시아가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푸틴의 공개적 사과는 이례적인 일이며, 이는 이번 여객기 추락에 대한 일부 책임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이 여객기는 당시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남부 지역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로를 변경했고,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근처에서 러시아의 오인 총격을 받고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카자흐스탄 교통부가 두 대의 블랙박스 비행 기록 장치를 브라질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해당 장치는 브라질 항공제조사인 엠브라에르에서 조사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제르바이잔은 이고르 크슈냐킨 기장 등 사고로 숨진 여객기 승무원을 추모하고 영웅 호칭을 부여했다. 또 사고 대응에 나섰던 구조대원과 의료진 등에게도 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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