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에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마치 증강현실을 활용한 듯한 드라이빙 신기술로 관심을 모았다. 기존 차량용 디스플레이 개념을 깨는 기술로, 유리를 스크린으로 활용해 자동차를 '움직이는 컨텐츠 플랫폼'처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비서처럼 일상을 관리하는 차나 인류의 오랜 꿈인 하늘을 나는 차에 대한 기술도 한층 가까워졌다. 안전을 강화하면서도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동화,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중심차) 기술 경쟁력을 놓치지 않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CES 2025'에서 차량 앞 유리창(윈드쉴드)을 활용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첫 공개했다. 이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은 물리적인 디스플레이 장치 없이 차량 유리창이 그대로 스크린이 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됐던 디스플레이는 모두 사라지고, 대신 앞 유리창 하단에 차량 사용에 필요한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 각종 콘텐츠들이 선명하게 구현된다. 바깥에서 보면 단순한 유리창이지만 내부에서는 온갖 정보가 전달되며 높은 밝기와 색재현율을 통해 밝은 외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특히 HOE(Holographic Optical Element)라는 광학 소자를 활용한 특수 필름을 사용해 차량 전면 유리창에 이미지나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크린과 달리 빛의 회절(휘어져 도달하는 빛의 파동 현상) 원리를 이용하는 이 필름은 프로젝터에서 투사된 이미지나 영상을 차량 운전석과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의 눈 위치로 효율적으로 전달해준다. 이 때문에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승객의 화면이 보이지 않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도 구현 가능하다.
BMW도 'CES 2025'에서 양산형에 가까운 새로운 버전의 'BMW 파노라믹 iDrive'를 처음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BMW가 신규 개발한 헤드업 디스플레이 콘셉트인 'BMW 파노라믹 비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 차량 제어 기술 등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운전자는 차량 전체 유리를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컨텐츠를 맞춤형으로 투사시킬 수 있다. 중앙에는 3D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통합 네비게이션과 자율주행 정보를 보여주며, 터치 방식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BMW의 최신 운영 체제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X'는 BMW 파노라믹 비전과 BMW 3D 헤드업 디스플레이, 중앙 디스플레이, 다기능 스티어링 휠을 긴밀하게 연결해 작동시키는 지능형 허브 역할을 한다.
특히 시스템 지능을 향상시켜 콘텐츠 개인화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파노라믹 비전 디스플레이를 개인 취향에 맞춰 조정할 수 있고, '퍼스널' 모드를 통해 반응성과 조향 특징 등 주행설정을 선호에 따라 구성할 수 있다. BMW 지능형 개인 비서도 호출할 수도 있고,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적용해 향상된 자연어 처리 기능을 제공한다.
◆AI 기술로 더 지능화, 개인화된 차...모빌리티 기술 종착치로 '미래 도시' 제안
토요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 기술을 결합한 미래형 도시 '우븐시티'를 공개했다. 사람, 사물, 에너지 모빌리티, 정보 등 4가지 혁신 연구가 진행되는 이 도시에서는 모든 교통수단이 저공해, 무공해로 운행된다.
휠체어 경주용 자동차 같은 퍼스널모빌리티부터 노인과 반려동물을 케어하는 로봇, 빨래 개기와 같은 세밀한 일상 생활을 돕는 재택로봇, 하늘을 나는 자동차, 로켓 등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모든 기술이 연구 대상이다. 자동차 새 운영체제 '아린 OS'와 실제 환경을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도 개발중이다. AI가 사람과 사물의 움직임을 깊이 이해할수록 현실과 디지털 환경을 모두 활용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중국도 올해 전시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대한 열망을 대거 드러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 에어로 HT는 CES 2025에서 비행자동차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LAC)'을 공개했다. 2026년 양산해 2027년 인도를 목표로 하는 이 플라잉카는 약 4~5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연간 1만대 생산이 목표다. 전기차 내부에 2인이 탑승할 수 있는 항공기가 숨겨져 있는 형태로, 버튼만 누르면 자동차와 비행기가 분리돼 비싼 겹납고가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완충 시 최대 1000km의 주행이 가능하며, 1회 충전으로 약 5~6회 비행할 수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지커는 CES 2025에서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전기차 3종을 선보였다. 특히 차세대 엔비디아가 개발하는 고성능 칩을 탑재한 차량은 다양한 자율주행 시나리오와 주차 기능을 지원하며, 초당 700조 연산이 가능한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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