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한 달 새 5.3% 추락…러 루블화급 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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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5-01-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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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5% 넘게 폭락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주요 통화 중 가장 약세를 나타냈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은 지난해 11월 말 1394.7원에서 12월 말 1472.5원으로 치솟았다.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로 계산됐다. 이는 20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면 가장 큰 폭의 가치 하락이다.

같은 기간 루블·달러 환율은 106.5루블에서 113.7루블로 올랐다. 가치 절하율이 -6.4%에 달해 원화보다 1.1%포인트 컸다.

하지만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 통화인 유럽연합(EU) 유로화 -2.1%, 일본 엔화 -4.7%, 영국 파운드화 -1.7%, 캐나다 달러화 -2.6%, 스웨덴 크로나화 -1.6%, 스위스 프랑화 -2.9%는 모두 원화보다 양호했다.

주요 통화를 세계은행 기준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로 넓혀보더라도 중국 위안화 -0.8%, 인도 루피화 -1.3%, 브라질 헤알화 -3.3%, 멕시코 페소화 -2.2%, 호주 달러화 -4.4%,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1.8%, 튀르키예 리라화 -1.9% 등으로 원화보다 절하율이 상당히 낮았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원화는 특히 비상계엄 사태 등 정국 불안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일 주간 거래를 1402.9원으로 마친 원·달러 환율은 당일 밤 윤석열 대통령 계엄 선포 직후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41.0원까지 급등했다. 이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속도 조절 메시지가 나온 같은 달 19일 1451.9원까지 추가로 상승했다.

환율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된 지난달 27일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고 30일 1472.5원으로 한 해 거래를 마감했다. 연말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1997년 말 1695.0원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2.5%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2023년 말 1288.0원이었다. 원화 절하율은 환율 변동성이 고질적으로 큰 아르헨티나 페소화 -21.6%, 헤알화 -21.4%, 루블화 -21.3%, 멕시코 페소화 -18.5%, 리라화 -16.5% 등에 이어 6위에 해당했다.

나머지 통화의 연간 절하율은 유로화 -6.2%, 엔화 -10.3%, 파운드화 -1.7%, 캐나다 달러화 -7.9%, 크로나화 -9.3%, 스위스 프랑화 -7.6%, 위안화 -2.6% 등으로 집계됐다. 태국 밧화는 지난해 주요 통화 중 유일하게 0.5% 가치가 절상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환율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커진 가운데 계엄 후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안정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은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물가에 미친 영향'에 관한 임 의원 질의에 "모형 추정 결과를 고려하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포인트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로 전월(1.5%) 0.4%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환율 상승이 이후에도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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