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거래 규모가 큰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중국인 보따리상은 한국 면세점에서 제품을 헐값으로 대량 구매해 중국·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은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상품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환급하는 조건으로 물건을 넘겨왔다. 보따리상은 큰 이윤을 남겼지만 면세점은 물건을 팔수록 손해를 입게 되자, 롯데면세점이 업계 처음으로 매출 포기에 나선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6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뒤, 8월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또한 국내 시내면세점 중 규모가 가장 큰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을 35% 축소하고,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해외 부실 점포 철수 계획을 밝힌 상태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2일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9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형태로 발행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영업 적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현대면세점은 아직까지 폐점이나 희망퇴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방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데다 인천공항 임대료도 타사 대비 저렴해 매출 타격이나 인건비·임대료 등 비용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축소 또는 폐점과 같은 구조조정이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면세 수요가 급감한 데다 최근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다이궁이 수익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며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거래를 중단한 만큼, 나머지 면세업장들도 거래를 서서히 줄여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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