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노조 쟁의권을 확보했음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과 상관없는 일반 주택가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해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 ‘악질’, ‘분쇄’ 등 험악한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된 대형 피켓까지 동원돼 인근 주민들이 통행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시위는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벌써 4번째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노조 측이 내건 제시안에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사측은 노조 측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단 입장이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습으로 장기 불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대로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실제 현대제철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3년 영업이익 7983억원 대비 무려 60%나 급감한 실적이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감소해 인천, 포항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철근 생산을 멈추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포항 2공장 폐쇄 추진 방침도 세웠지만 노조 반발로 논의 끝에 철회된 바 있다.
한편, 현대제철 노조는 서울 주택가 시위를 앞으로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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